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현직 4선 국회의원이자 ‘비명계 좌장’으로 불리던 홍영표 의원(부평을)이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이 됐다.
일단은 민주당에서 갈라진 새로운미래, 민주연대 등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 자신의 지역구인 부평을 출마는 ‘기정사실’화 하면서 부평을 선거구의 민주당 표심은 완전히 갈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홍 의원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공천 결과에 반대하며 오늘부로 탈당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민주당은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고 견제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총선 승리보다 반대 세력 제거에 몰두하며 공천을 ‘정치적 학살’로 삼고 있다”며 사실상 이재명 당 대표를 노골적으로 ‘저격’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에 불과하다”며 “지금의 민주당은 151석이 총선 목표라고 하지만 오히려 이번 총선에서는 참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미 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했는데 이 방송에서도 “이번 총선은 민주당이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앞서 민주당의 현역의원 평가 결과에서 ‘하위 10%’로 평가받아 득표의 30%가 점수에서 깎이는 등 일종의 ‘당내 패널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파악한 홍 의원이 “경선 기회라도 달라”고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부평을을 전략 지역으로 지정하고 홍 의원을 아예 컷오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물론 앞서 전날인 5일 이 대표가 홍 의원에 대해 “개인적으로 안타깝지만 오랜 세월 당과 함께 했고 당의 혜택을 받을 때도 있었으니 조금 인내해주었으면 한다”며 당에 남아주길 바란다는 식의 입장을 밝히기는 했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이 대표가 홍 의원에 앞서 ‘컷오프’된 인사들의 탈당과 관련해 ‘탈당은 자유’라는 메시지를 밝히는 등 행보를 걸으면서 이미 컷오프가 어느정도 예상됐던 홍 의원과는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이번 공천은) 어떤 비판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 당’으로 가겠다는 선전포고로 보고 있다”며 “엉터리 선출직 평가부터 멀쩡한 지역을 이유 없이 전략지역구로 지정하는 등 이미 나의 퇴출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의 행보로 인해) 흩어진 사람들을 모으고 해야 할 과제들을 하나하나 담아 통합의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사명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자들과 질의를 나누던 중에는 “이 대표가 ‘사당화’를 위해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을 쫓아내고 모욕을 준 결과가 총선에 반영될 것”이라면서 민주당의 총선 패배를 예상하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홍 의원은 현재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출마해 지역 주민들의 선택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민주당이 이 선거구에서 박선원 전 국정원 제1차장과 이동주 의원(비례)의 경선을 예정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민주당으로 이어질 표심이 완전히 갈라졌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
홍 의원은 현재로서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있으나, 같은 비명계로 이미 탈당한 설훈 의원이 추진 중인 ‘민주연대’에 합류, 이를 통해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와 연대 혹은 합류할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이 대표의 사당화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과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며 “새로운미래 등도 당연히 힘을 합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홍 의원은 이를 위해 7일 설훈 의원 측의 민주연대와 만나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6일 현재까지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한 현역의원은 5선의 설훈 의원(경기 부천을) 비롯해 4선의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갑, 국회부의장) 외에도 이수진(서울 동작을), 박영순(대전 대덕), 이상헌(울산 북) 등에 홍 의원을 더해 총 6명이다.
다만 홍 의원은 앞서 탈당한 김영주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경제 무능에 이어 외교·안보 위기까지 부를 가능성이 큰 정권에 맞서서 국민과 함께 싸워야 한다”면서 김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비명계’인 동시에 ‘친문’으로 통했던 홍 의원은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고 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공천 관련)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안타깝다고 말하며 추후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잘 되면 좋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