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캠프마켓 전경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정부와 인천시가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D구역 반환 절차를 완료하면서 사실상 모든 캠프마켓 구역이 인천시의 품으로 돌아왔다. 

다만 캠프마켓 내에 아직 남아있는 조병창 건물 등이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듯한 분위기도 나오면서 인천시가 관련해 추진하는 마스터플랜 등 제반 계획에도 일종의 ‘신중함’이 요구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20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프마켓 D구역 23만㎡이 주한미군으로부터 국방부에 반환되면서 사실상 전체 44만㎡ 부지가 모두 인천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밝혔다.

캠프마켓은 2002년 한·미 연합 토지관리계획(Land Partnership Plan)에 따라 이전계획이 확정된 바 있다. 이후 2019년 12월 A, B구역(21만㎡)이 부분 반환됐고 그후 4년여가 흘러 잔여 부지인 D구역의 반환이 이뤄지면서 반환 절차는 ‘사실상 완료’됐다.

유 시장은 “84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이 흐르고서야 드디어 인천의 품으로 완전히 돌아온 만큼 300만 인천시민을 대표해 캠프마켓 부지 반환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시는 캠프마켓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내년까지는 수립한다는 계획 하에 ‘완벽한 오염정화’와 ‘시민 의견을 반영’한다는 원칙으로 교통, 보행, 녹지축을 확장 연계해 시민과 공원을 연결하고 캠프마켓만의 가치를 담은 복합적 공간 활용을 통해 인천의 명소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캠프마켓에 대한 시의 계획을 간략히 언급하자면 ‘공원조성’의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고 역사가치 보존을 위한 아카이브 구축, 시설물 조사 등이 진행 중에 있고 부지 일부를 주민 체험 프로그램의 장소로 꾸미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인천시가 캠프마켓을 두고 반환을 환영한다는 분위기만 있는 건 아니다. 시민 의견을 반영해 캠프마켓 사업을 전개하겠다고는 하지만 이미 이 과정에서 적잖이 잡음이 일어난 데다 이미 시는 이 과정에서 ‘편향적인 행정’을 보였다는 시민사회의 질타가 쏟아진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캠프마켓 사업과 관련해서는 근·현대 역사문화 가치를 이유로 ‘일제강점기 수탈’의 인증 현장이 되는 조병창 병원건물을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과 주거 및 생활환경 등을 이유로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존치를 주장하는 시민들은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이하 협의회)’를, 철거를 주장하는 쪽은 ‘부평숲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구성하고 갈등을 고조시켜 왔는데 인천시는 사실상 ‘철거’로 가닥을 잡으면서 시민사회로부터 ‘편향된 행정을 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었다.

그런데 19일 인천지방법원은 조병창 건물의 철거를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존치를 원했던 협의회 측이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한 바 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이러한 결정은 현재 국방부가 철거작업을 추진중에 있지만 철거는 협의회 측이 부평구를 상대로 진행 중인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 일단 중지된 것으로, 조병창 건물이 가진 역사문화적 가치에 대해 법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추후 행정소송 판결이 지금으로서는 존치와 철거를 가늠하게 될 중요한 키가 된 셈이다. 협의회 측은 법원 결정에 따라 조병창 병원 건물은 당분간 보존될 텐데 다음 재판 변론기일인 내년 3월까지는 건물 존치를 위한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같은 날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평복연)’는 캠프마켓 반환 완료에 대한 환영의 입장을 내면서도 인천시의 불통행정 등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하며 추후 시민소통 등에 대해 분발하라고 촉구했다.

평복연은 ▲반환 확정구역에 대한 투명하고 완전한 환경오염조사와 정화 및 정화비용의 주한미군 부담 ▲반환구역 내 존치된 시설의 철저한 조사와 활용을 위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 ▲부지 이전에 따른 ‘보상 성격’의 충분한 정부 재정지원 ▲캠프마켓 활용을 위한 시민들의 충분한 숙의와 합의과정 마련 등 4대원칙을 지키라고 인천시에 촉구했다.

평복연 측은 “캠프마켓은 시민들의 오래도록 노력래온 끝에 반환되는 것임에도 인천시는 시민들과 제대로 된 숙의 과정 등을 거치지 않고 있어 환경, 시설존치, 활용 계획 등에 대해 갈등을 겪고 있음은 물론 기존 구성된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도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며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은 캠프마켓은 미래세대를 위한 곳이 될 수 있도록 방향성이 정해져야 한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