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회가 선거구획정 작업을 ‘사실상 완료’함에 따라 서구지역에 출마하려는 정치권 인사들의 움직임도 서서히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경선이나 단독공천 등이 거의 확정된 분위기가 있는가하면 아직은 내부 및 타 당의 눈치를 보면서 출마를 저울질하는 조용한 분위기도 동시에 보인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5일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22대 총선 선거구획정안(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에 따르면 내년 총선의 지역구의원 정수는 변함없고 인천·경기를 한 석 늘리고 서울·전북을 줄이도록 조정됐다.
인천은 서구가 62만 인구를 넘김에 따라 일찌감치 정치권에서 1개 의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그 예상대로 서구 병 선거구가 신설되면서 기존 13석에서 14석으로 늘어났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인천 지역구가 ‘더 증가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1개 의석이 늘어난 서구는 선거구 일부가 조정이 있었지만 분류는 비교적 어렵지 않아서 숫자와 관계없이 동 이름만으로 선거구를 파악할 수 있다.
우선 서구갑은 가정·신현원창·석남·가좌동, 서구을은 청라·검암경서·연희동, 마지막으로 서구 병은 검단·불로대곡·원당·당하·오류왕길·마전·아라동으로 구분됐다.
민주당의 경우 현재 서구 갑·을이 모두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김교흥, 신동근)이 현역인데 김교흥 의원이 행정안전위원회, 신동근 의원이 보건복지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어 ‘현직 프리리엄’은 단단히 붙잡고 있는 상태다.
김 의원이 청라지구를 기반으로 하는 서구을에 도전할 것이 유력하고 신 의원은 자신의 오랜 기반인 검단 기반의 서구병 출마 도전을 시사하고 있는데 둘 다 ‘비명계’에 해당되는 만큼 민주당 내 당권을 확실히 잡은 친명계 인사의 도전이 예상된다.
김 의원의 경우 정세균계로 분류되며 신 의원은 대표적인 ‘비명계 친문 인사’로 ‘친명계’는 아닌 상황인데 특히 비명계를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는 신 의원의 경우 지금도 만만찮은 도전을 받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당내에서 서구을 출마에 도전하는 인사가 이직 없는 반면 서구병은 도전자들이 연이어 뜻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인데 대표적으로 2선 시의원을 지낸 김종인 전 인천시의원은 대놓고 신 의원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면서 도전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김 전 시의원은 9월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직후 “당대표 등에 칼을 꽂는 비정한 수박 정치인들, 당의 분열을 바라는 것인가, 궐기하며 총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는데 정황 상 신 의원에 대한 저격의 메시지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9월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전 비례국회의원 자리를 승계받은 여군사관 출신 허숙정 의원도 검단지구 등지에서 주민들을 만나면서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의원의 경우 지난 총선서 경기 김포갑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기도 했지만 당시 김주영 의원이 전략공천되며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인접한 김포갑 대신 서구병을 택하면서 표밭갈이를 시작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후문.
반명 서구갑은 아직 적극적인 움직임이 보이진 않으나 민주당 내에선 의외로 많은 인사들이 도전장을 던지려는 분위기인데 지역 정치권에서는 상당한 ‘구력’을 가진 경우가 많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우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구청장 연임에 도전했지만 컷오프됐던 이재현 전 서구청장이 서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여기에 구재용 전 인천시의원과 김대환 법무사 등이 당내에서는 서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서구갑의 경우 민주당의 ‘전략공천’이 예상되기도 하는 만큼 이들의 도전이 큰 의미가 없게 될 확률도 없지는 않다.
국민의힘의 경우 서구는 당 차원에서는 ‘설욕’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번에 한 의석이 늘어났지만 지난 총선 당시 서구는 갑·을 모두 ‘전패’했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고 진단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현 인천시장인 유정복 시장과 인천시에서 활동했던 정무직 인사 출신들의 출마 준비가 눈에 띄는데 우선 가장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인물은 아무래도 이행숙 전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을 꼽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난달 부시장직을 퇴직한 이 전 부시장은 서구에서 한 석이 늘어나면서 신설된 서구병 출마가 유력하다. 실제로 자신이 오랜 기간 당협위원장을 맡아 움직였던 기반이 되는 곳이라 당내 경쟁자도 없어 이 부시장 주변에서도 사실상 출마가 유력하다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서구을의 경우에도 선거구가 늘지 않았으면 경선이 유력했을 테지만 분구가 되면서 치열했던 분위기는 그래도 한층 가라앉았다는 평가다.
이곳은 이 전 부시장과 함께 시 정무직 인사였던, 언론인 출신의 박세훈 전 인천시 홍보특보가 선거구획정 전 시점부터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른바 ‘정치신인’에 해당되는 박 전 특보는 현재 거의 매일 지역을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열심히 만나고 다닌다는 후문이다.
박 전 특보의 주변인사들도 “선거구획정으로 한 석이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꽤 긍정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전언이지만 향후 경쟁자들이 나올 가능성도 물론 있다.
반면 서구갑은 약간 사정이 복잡하다. 지난 8월 조직위원장 공모작업이 있긴 했었으나 결정이 보류되면서 아직 확실한 출마인사들이 없기 때문이다.
당시 공모에는 이행숙 전 부시장은 물론 현직 시의원인 이용창 인천시의원 등이 지원했지만 당은 결정을 보류했었는데 이후 이 전 부시장은 서구병 출마를 예정하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국회의원 출마의) 기회가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구갑의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태지만 당 차원에서 전략공천을 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없지 않다.
한편 서구를 제외한 다른 곳의 선거구획정 내용은 연수구의 경우 당초 을 선거구에 포함됐던 옥련1·동춘1~2동이 갑선거구로 바뀜에 따라 연수갑·을은 원도심과 송도지구가 완벽히 분리돼 총선을 맞게 됐다.
연수갑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현직이자 ‘친명계’인 박찬대 의원의 도전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나 연수을은 현 정일영 민주당 의원에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 등 인사들이 정 의원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연수을은 정의당도 이정미 전 대표가 나선다. 계양구는 당초 갑 선거구의 작전서운동이 을 선거구 이동했고 을 선거구에 해당됐던 계산1~3동이 갑 선거구로 이동하는 선에서 최종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