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정부가 사업연장을 무려 네 번이나 승인해주면서 특혜 등 논란을 불러온 바 있는 영종 미단시티 카지노 리조트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기사 하단 링크 참조)
지난 4월 사업기간을 재차 연장해주며 일종의 ‘조건부’를 내걸었던 의무 이행내용들을 현재까지 사업자가 전혀 추진하지 못함에 따라 문체부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감지되자 사업자도 머뭇대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미단시티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자인 RFKR(중국 푸리그룹 한국법인)은 내년 3월 17일 사업 기간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조만간 제출해야 하는 사업 연장 신청을 아직 접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사업은 총 7억 3,500만 달러(한화 약 9천억 원)의 천문학적 자본을 투입해 미단시티에 특급호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컨벤션 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사업은 당초 RFKR과 미국 카지노 호텔 그룹 ‘시저스엔터테인먼트(CZR)’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가 2020년 CZR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RFKR이 단독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직후 RKFR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사업이 표류했고 이에 시공사인 쌍용건설은 즉각 공사를 중지하고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2020년 진행된 공정률 24.5%는 지금까지도 한 치도 앞으로 진전되지 못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현재 상황으로는 RFKR이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업 기간 만료일로부터 90일 전까지의 시점인 이달 16일까지 문체부에 연장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문체부가 지난 4월 사업기간을 연장 승인해주면서 조건으로 내걸었던 ‘3개월 내 공사재개’의 내용은 지난 8월 초 기준으로도 한 치도 이행하지 못한 상태에 이르렀다.
당시 문체부의 연장 승인에 대한 세부 조건은 3개월 내 공사 재개 외에도 일정 금액 이상의 외국인 투자 예치금 확보 및 시설물 안전진단 등이 있었다.
이에 RFKR은 관계사가 소유한 토지 매각대금을 사업 정상화에 투자하겠다는 공증 확약서 및 2억 달러 이상의 투자 예치금 증명서 등은 제출했으나 정작 공사 재개 약속은 실행하지 못하며 ‘사실상 가장 중요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말았다.
그러자 문체부 관계자들도 최근 RFKR 측에 사업과 관련해 회의적인 듯한 의견들을 상당수 내보였다는 것. 지금의 분위기로만 보면 RFKR 측에서 사업 연장을 신청한다 해도 문체부가 수용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최소한 당시의 조건을 ‘시작’이라도 했다면 여지가 있겠지만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에서 연장 신청만 하는 것을 마냥 받아줄 수도 없기 때문.
이미 앞서 네 차례나 사업연장 승인을 해줬던 상황도 적잖이 논란이 된 바가 있고 이를 문체부와 경제청은 물론 사업자인 RFKR 측도 모를 리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자가 ‘적잖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한 셈이다.
실제 RFKR 내부에서도 사업 연장을 신청해 봤자 문체부에서 받아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등의 의견들이 있었다는 후문.
문체부는 이 사안과 관련 일단 ‘대외적’으로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힌 상태다. 연장 신청이 들어올 지에 대해서는 지켜보고 있고 만약 신청이 들어온다면 허용 여부는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체부는 “지난 4월 사업 기간을 연장해줄 때 내건 조건들은 전혀 이행이 안 되고 있다”며 연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우회적으로 표출은 하고 있다.
실제 RFKR 측도 상황을 파악하고 ‘연장 신청제출이 자칫 무의미한 행동으로 귀결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왔다는 만큼, 상당히 깊은 고민에 빠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