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민의힘이 제기한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가 5호선 연장과 수도권매립지 등 문제까지 영향을 미치는 ‘점입가경’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한 당내 거물급 인사들로부터 ‘설레발보다는 자중하라’는 등의 경고들이 나오면서 여당 내에서는 ‘자중지란’의 상황도 전개되는 그림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국회에서 김포 서울 편입론에 공식적으로 비판의 공식 입장(관련 기사 하단 링크 참조)을 낸 유정복 인천시장을 향해 “당내 의원들이 소위 부글부글하고 있다”고 화살을 날렸다.
박 대변인은 “(유 시장의 입장문) 내용을 보면 김포를 인천에 편입하자는 주장 같던데 김포에서 국회의원을 하고 인천에서 재선 시장에 행안부 장관도 한 인물 치고 깊이 있게 고민하고 한 말씀인지 유감스럽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김포에서 5호선 연장 노선 결정이 지연되고 있는데 사실상 검단지구 역사를 두세 개 더해 달라고 하는 게 아니냐”며 “진정으로 김포시민을 위한다면 5호선 연장 노선도 전향적으로 빨리 결정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5호선 연장안을 두고 인천시와 김포시가 갈등을 지속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곧바로 나왔다.
정당 대변인이라는 직함을 가진 인사가 특정 지자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 자체도 문제고 유 시장이 김포를 인천에 편입하자고 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단정’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
현재 5호선 연장은 서울 방화역에서 검단신도시를 거쳐 김포 장기역까지 23.89㎞를 신설하는 사업인데 2021년 국토부가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추진하고 있는 내용이다.
다만 인천시와 김포시가 검단지구에 설치할 역사 개수를 놓고 갈등을 보이면서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공역교통위원회가 올해 안으로 최종안을 도출하겠다는 방안을 일단 밝힌 상태다. 해당 최종안의 기본 전제는 ‘지자체 간 협의’다.
여기에 ‘서울 편입’을 주장하고 있는 김병수 김포시장이 최근 4매립지 사용을 서울시와 협상하려 한다는 의혹까지 나오며 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지역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김 시장의 행정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
김 시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4매립장이 행정상 김포 지역이기 때문에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김 시장은 6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 계획을 확정하면서 같은날 매립지 방문계획을 잡아 정치권 및 유수의 언론들로부터 “오세훈 서울시장과 매립지 사용에 대해 ‘모종의 거래’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자 김포시는 이 같은 의혹 및 논란들을 의식한 듯 (매립지 방문계획은)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현장 행정활동 차원이었을 뿐”이라면서 돌연 매립지 방문계획을 연기한다고 자세를 바꿔잡기도 했다.
1992년 조성한 수도권매립지는 총 4개 구역으로 나뉘었는데 이미 매립이 완료된 1,2매립장과 현재 사용중인 3매립장은 행정구역상 인천시에 있고 4매립장은 아직 매립 전의 공유수면 상태로 인천 서구와 김포시에 걸쳐 있다.
이후 매립지의 사용 연장 등에 대해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2015년 유정복 인천시장이 제안한 4자협의체를 통해 매립지의 소유 및 관할이 현재 인천시에 있다는 것이 인정된 상태다.
즉 서울로 편입되면 4매립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발언한 김 시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김포시는 지금도 마찬가지고 추후 서울 편입이 된다 해도 매립지에 대한 어떠한 권한도 가질 수 없다.
유 시장은 6일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4자협의체의 협의를 바탕으로 논의되는 사안으로 비현실적인 김포 서울 편입론과 결부시킬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김 시장에 대한 정면저격인 셈이다.
그러자 김 시장은 유 시장에 대해 “인천시장이 김포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반박했지만 곧바로 인천의 지역사회에서 “먼저 왈가왈부한 건 김 시장”이라는 반박 및 “권한도 없는 상태에서 나대지 말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한편 박 대변인이 밝힌 “유 시장의 입장문에 대해 당내 부글부글하고 있다”는 말이 “과연 사실로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 시장의 입장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밝히는 인사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편입론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유 시장뿐만 아니라 거물급 인사들을 통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
현직 5선 국회의원인 서병수 의원(부산진갑)과 현 충남지사인 김태흠 지사,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당의 굵직한 정계인사들은 모두 김포 편입론에 반대 입장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홍 시장은 7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김포의 서울 편입론은 반짝 특수나 노리는 떴다방을 연상시키는, 지방화 시대에 역행하는 반시대적 발상”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당이) 서울 위성도시 일부 표를 노리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 경기도 전체의 반감으로 이어지며 서울 강북 시민들의 반감도 살 수 있고 특히 지방 주민들의 반감은 더욱 커진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대수도론을 주장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2006년 경기지사에 당선 후 서울과 경기, 인천을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말함)가 우리 당 텃밭인 대구에 와서 왜 낙선했는지 생각해 보라”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한편 김동연 경기지사는 유 시장의 입장문 발표 이후 “유 시장이 선거와 관계없이 자신의 소신을 갖고 옳은 말을 했다”며 유 시장의 편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