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득 시의원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현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세수 펑크’ 사태와 관련해 인천시의회에서 지방채 발행을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정부의 교부금 규모가 줄고 세수 전망이 어둡게 나오는 만큼 시 재정 상황이 다시금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에서 나온 것인데 이러한 지방채 발행이 시 부채 규모로 이어지는 만큼 반론의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6일 오전 열린 인천시의회 제291회 정례회의 1차 본회의에서 김종득 시의원(계양2, 민)은 “시민 삶의 질 향상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채 발행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인천시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로 지역개발 및 장기미집행공원 조성을 위해서만 지방채를 발행해와 시의 재정이 비교적 건전성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지역경기와 시 재정상황 전망이 어두운 만큼 지방채 발행 확대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김 의원은 “2023년 국가재정 전략회의에서는 정부의 재정긴축 기조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해 취·등록세 등 세수 전망도 밝지 않아 내년도 인천시의 재정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현재 우리의 경제 여건을 살펴보면 타국의 전쟁이나 유가 변동, 고금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우려 등 전세계적 경제 위축 현상이 장기화 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이 얼마 전 사회복지 직능단체장들이 함께 한 ‘사회복지 현장 정책 간담회’에 참석한 결과로도 현장의 분위기는 매우 가라앉아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고령화, 저출산, 저소득층 증가 등으로 사회복지 수요가 급증해 관련 예산의 대폭 증액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생계급여, 기초연금 등 국고보조금을 받는 일부 사업의 예산은 증액됐지만 다른 분야의 복지예산은 높은 물가 인상률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예산 삭감과 같은 상황으로 우려할 만하다는 설명도 추가했다.

얼마전 인천시가 “내년도 예산이 올해 대비 8.1% 증액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지만 이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따른 일회성 세외 수입에 국고보조금 정도의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또 당장 인천시가 정부로부터 받는 내년도 보통교부세만 보더라도 8,600억 원으로 올해 정리추경에 따라 예상되는 보통교부세 규모 1조 500억원에 비하면 사실상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김 의원은 “시의 어려운 재정상황으로 인해 대부분의 신규 사업이 예산편성조차 되지 못하고 기존 사업들도 예산 삭감의 칼바람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며 지방채 발행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이 지방채 발행 확대는 인천시의 2023년도 지방채 발행계획안을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의 최근 3년간 지방채 발행액은 2021년 5,197억 원, 2022년 2,475억 원, 2023년 1,754억 원으로 매년 감소 상태에 있고 관리채무 비율은 2021년 말 13.1%, 2022년 말 12.7%, 2023년 말 12.5%로 10%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단 인천시 역시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상황이 악화돼 일반사업을 위한 지방채를 발행했지만 그 후로 2년간 인천시는 일반사업을 위한 지방채는 발행하지 않았다.

김 의원의 제안대로 정부의 세수 펑크 영향과 경기불황 등을 감안하면 10%대 초반의 채무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인천시의 지방채 발행 확대는 묘안이 될 수도 있기는 하다.

특히 인천의 경우 저소득층이나 복지 등 영역에서 일종의 ‘사각지대’와 같은 부분도 많은데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이를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이를 챙기기 위한 지방채 발행도 재정 건전성이 괜찮은 지금 시점에서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시민사회 진영 등에서 요구돼 왔다.

다만 인천시의 경우 재정난의 ‘아픈 과거의 기억’이 불과 수년 전이었던 점 때문에 이러한 지방채 발행을 달가워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민선 4기 때부터 ‘디폴트’ 직전에 처했을 정도로 심각했던 재정 상태의 극복을 위해 주민세를 대폭 올리는 등 시민 부담을 늘리고 시 재산을 매각하는 등 과정을 겪은 끝에 민선 7기 초반 정도가 돼서야 안정화됐던 과거를 겪은 시민들로서는 불편하게 다가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유정복 인천시장이 시 재정이 가장 어려웠던 민선 6기 시정부를 이끌었던 바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제안에 유 시장이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물론 불요불급한 지방채 발행은 막아야겠지만 지역활력 제고 및 미래세대와의 혜택 공유, 시민편익 증진을 위한 사업들이 동력을 잃으면 안 된다”며 “2021년 때처럼 최소 5천억 원 이상 규모의 지방채로 대응을 했던 당시처럼 결단을 할 시기는 됐다고 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