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토교통부가 ‘연말 노선확정’을 일단 약속한 서울지하철 5호선의 김포·검단지구 연장안을 두고 국토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별도의 노선안을 하나 더 만들어 절충하는 것을 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국토부와 인천시, 김포시 등 관계기관들로부터 받은 정보들을 종합해 보면 대광위는 최근 제출받은 인천시와 김포시 연장제안 노선(총 2개안) 외에 정부 차원에서 마련하는 별도의 노선안을 추가로 제안하는 것을 내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연장안의 새 노선 검토 차원에서 민간 전문가 6명을 선정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자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를 전제하면 해당 T/F의 활동은 아무래도 5호선 연장안의 확정을 위한 움직임의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이 사실이다.
5호선 연장안은 지금까지 인천시와 김포시가 팽팽한 갈등 구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김포시가 자신들의 연장안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고수하면서 맞서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지켜보던 국토부는 최악의 경우 사업이 주저앉을 수도 있다며 열린 자세의 협의를 권고하기도 했으나 수용되지는 않고 있다.
만약 국토부에서 두 지자체의 협의가 어렵다고 봤다면 국토부가 ‘정부부처’인 만큼 별도의 절충안 등을 내고 이를 강행하는 시나리오는 사실 얼마든 가능한 상황이기는 하다.
국토부가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면서 사업 타당성은 확보한 상태이지만 비용대비 편익비율(B/C) 값은 엄연히 따지면 0.8로 기준치 1에 한참 모자란다. 또 구축계획을 반영시킨 주체는 냉정히 따지면 정부이지 인천시도 김포시도 아니다.
물론 국토부가 별도의 노선안을 짜서 강행한다고 해서 완전히 다른 노선을 낼 수 있는 상태는 아니어서 현재로서는 각 지자체가 제시한 노선안을 일부 수정 병합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기는 하다.
다만 국토부는 새로운 노선안이 제안되더라도 지자체 간 협의의 과정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전제해야 이후 사업 추진과정을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노선으로 평가받는 서부권광역급행철도(GTX-D)의 내년 예타 결과에 따라 기껏 면제됐던 ‘경제성 문제’가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진행한 ‘인천국제공항 철도네트워크 확정방안 연구용역’의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GTX-D Y자 노선의 B/C값은 1.18이지만 5호선 연장안은 앞서 언급대로 기준치를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최근 이를 언급하며 두 지자체에 이른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자신들의 주장만 관철시키겠다면 GTX-D를 명목으로 구축계획보다 B/C값을 우선순위로 놓아 이를 무산시킬 수도 있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실제 원 장관의 발언을 전후로 인천 검단과 김포지역에서는 소위 ‘긴장감’이 돌기도 했는데 올해 안에 최종안을 확정짓지 못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계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실례로 최근 김포지역의 주민단체들이 유정복 인천시장을 향해 “이러다 다 죽습니다”는 등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김포시 일대에 걸어낸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
뿐만 아니라 내년 봄에는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있기 때문에 자칫 올해를 넘기게 되면 5호선 연장 이슈가 정치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만 보면 두 지자체 간 협의는 요원한 상태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는 김포시와 계속 협의하겠다고는 밝히고 있으나, 김포시가 자신들의 연장안을 고수하겠다는 답만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천시 측 주장이다.
다만 국토부가 T/F를 통해 새 노선을 내밀 경우 김포시가 계속 고수할 가능성이 그렇게까지 높지는 않아 보인다. 앞서 언급대로 B/C값을 충족하는 GTX-D에 사업순위가 밀리게 되면 자칫 연장안을 꿈도 꾸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김포시나 김포지역사회 모두 알고는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