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이 경제자유구역 확대에 대한 타당성 용역을 연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가는 분위기와 함께 일각에서는 여러 비판과 우려도 나오고 있다.
3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최근 서구 수도권 매립지와 강화군 남단, 중구 내항, 송도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 지정하기 위한 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했다.
경제청이 이를 위해 발주한 건수는 3건(매립지와 강화 남단은 1건으로 묶음)으로 용역 비용은 건마다 다른데 평균 약 30억 가량으로 도합 약 90억 규모며 기간은 2년 혹은 2년 6개월까지 진행된다.
추진 면적은 총 49.99㎢ 규모로, 현재 인천 경제자유구역 전체 면적(송도·청라·영종 모두 포함) 122.4㎢의 약 40% 정도로 결코 적지 않다.
인천시 및 경제청에 따르면 이번 경제자유구역 확대 추진은 유정복 인천시장의 민선 8기 주요 공약들과 관계돼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유 시장의 핵심 공약 2가지가 ‘뉴홍콩시티’와 ‘제물포 르네상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구 매립지와 강화 남단은 뉴홍콩시티, 내항 일대는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경제청은 이에 더해 기존 세 곳의 경제자유구역에 강화·옹진군, 인천 내항 등을 도합해 바이오·반도체·항공정비(MRO)의 첨단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의도하고 있는데 내항에는 ‘하버시티’를 조성해 문화 관광지로 구축하겠다는 것 역시 포함돼 있다.
다만 경제청의 이번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관련 용역이 지역사회로부터 긍정적인 반응만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거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이 불발됐거나 영종지구 내 기존 구역도 미개발로 인해 해제된 사례들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추가 지정 불발 사례 몇 건을 언급하자면 경제청은 2015년 강화 남단 9㎢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 받아 ‘메디시티’의 조성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이후 별다른 진전 사항을 내지 못하고 결국 엎어진 바가 있다.
또 2018년에는 청라지구 인근 북인천복합단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시의회의 토지 매입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최종 무산됐고 경서동 서부지방산업단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려 하기도 했으나 시도도 하지 못한 과거도 있다.
이번에 추가 지정하려는 곳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의 반대 여론이 만만찮다, 내항의 경우 2019년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재개발 마스터플랜에 맞춰 ‘환황해권 해양 관광 중심지 육성’을 비전으로 원도심 상생 발전, 해양 관광 거점 육성 등의 전략이 세워진 바 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인천시가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의 계획을 새로 추진하게 됐을 때 해수부의 마스터플랜을 모두 엎어야 한다는 얘기가 되는 만큼 해수부와 유관 기관, 시민사회단체 및 주민들과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찍부터 나오기도 했다.
㈔내항살리기시민연합 측은 “해수부가 마스터플랜을 통해 내항 원도심 활성화와 해양 문화·관광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이제 와서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하게 되면 계획을 다 뜯어 고쳐야 한다면 유 시장은 자신의 임기 4년 동안 아무 것도 못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구 원도심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전직 시·구의원들 가운데서도 “경제자유구역에서 상업 시설 등을 만들면 원도심은 철저히 외면 받고 공동화될 것”이라며 인천시의 비전은 상생 발전으로 인식해선 곤란하다는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가하면 송도 일대의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은 현재 토양 오염 이슈로 논란이 되고 있는 부영 소유의 테마파크 부지를 포함한 구 송도유원지 일원 총 316만㎡의 부지를 일컫는 것으로 이미 논란의 중심에 있는 만큼 반발 여론이 빗발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과 부영 측이 비공개로 접견해 토양 오염 및 아파트 분양 절차와 관련해 특혜를 주려 했다는 소식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며 논란을 낳았는데 그 이후로도 경제자유구역의 추가 지정을 통해 부영에 특혜를 주려 한다는 의혹들이 복수의 언론을 통해 나왔던 바 있다.
해당 부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 시켜 산업 용지로의 전환 등을 하게 되면 부영에 막대한 수준의 특혜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개발 이익에 대한 변동 가능성은 있을 수 있겠지만 테마파크가 진행된다고 하면 그건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며 만약 변수가 생겼을 때 우리 청이 콘트롤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코자 하는 것으로 일각에서 제기하는 특혜 등 의도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그러나 해당 부지에 대해 토양 오염 정화 작업 등을 미루고 있는 부영 측이 정작 기존 안보다 아파트 계획 세대 수를 30% 가량 늘려 개발 계획 변경 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금 논란에 불을 지피는 분위기가 연출 되고 있는 것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영 측이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등을 의식하고 테마파크 조성은 사실상 등한시한 채 아파트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인 것인데 경제자유구역의 추가 지정을 적용 받으면 ‘사실상 특혜’나 다름없는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지역사회 일각의 비판이 지금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한편 인천경제청은 이번 추가 지정 추진의 ‘외연적 배경’에 대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6월 ‘제3차 경제자유구역 기본 계획 초안’을 공개하며 경제자유구역 지정 수시 신청을 활성화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공식화함에 따라 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용역을 진행하면서 경제자유구역 확대 타당성에 대한 논리를 구체화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수립해 산업부에 신청하겠다는 복안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비판의 지점은 있다. 경제청이 구성한 타당성이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느냐와 시민 의견 수반을 전제할 수 있느냐 등 여러 관점에서 시민사회로부터 주의가 당부되는 분위기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경제청이 세운 사업 타당성이 정부로부터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을 승인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인 만큼 용역에 투입된 재원이 낭비되지 않도록 사업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서 지역사회 의견도 수용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인천상공회의소도 “경제자유구역의 추가 지정 그 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만하지만 신청 과정에서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각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사업 목적 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