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계양구 효성구역 도시개발사업을 두고 사업자와 주민 간 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미 인천시의회가 최근 ‘위법’이라고 지적한 내용들이 법적으로도 인정이 될 것인지, 된다면 어디까지 인정이 될 것인지 등에 대해 귀추가 주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효성지구 원주민들로 구성된 ‘효성지구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인천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의회가 최근 가동한 조사특위를 통해 밝혀진 사실에 대해 인천시가 이주민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라”고 요구했다.
효성구역 도시개발사업은 효성동 관내 중 약 43만㎡ 부지에 3,9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등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06년 시작된 사업은 2018년 ‘JK도시개발’이 사업시행자로 선정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비대위 측의 설명 및 주장에 따르면 효성지구 사업과 관련된 위법사항 등 문제 전반을 따져보기 위해 민선8기가 가동 전 인수위원회를 통해 사업 관련 인허가 등에 대한 보류를 요청했지만 당시 시는 민선8기가 입성하기 열흘 전에 인가를 해버렸다는 것이다.
당시 사업인가는 시 도시계획국장의 이름으로 민선7기 집행부 막바지였던 지난 6월 이뤄졌는데 이 때문에 효성지구 주민들 사이에서 수 차례 절차상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인천시의회에서는 지난달 23일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이 문제가 제기됐다. 시의회는 지난해 9월 김대중 의원(미추홀2, 국)을 위원장으로 ‘도시계획 및 도시개발사업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 사업을 포함한 개발사업 전반을 조사하고 있는 상태다.
당시 김 의원은 “절차적 위반, 인가 조건 위반, 수용재결 조건 위반 등 위법 사항이 의심되는 만큼 면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보인다”며 “감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든 인허가를 보류시키라”고 요구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사업자가 성실하게 물건조사를 해야 할 의무를 위반하고 성실한 협의 절차도 없이 소유자를 미상으로 처리한 정황이 있었다며 시는 관련법을 숙지하지 않고 사업시행자 의견에 따라 사실상 이를 방관했다는 것이다.
비대위 측 역시 인천시가 이미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지금까지 진행돼 온 허가절차들을 전면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유정복 인천시장은 “시의회 조사특위에서 나온 위법 사항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나오게 된다면 시에서 당연히 직접 감사를 하는 것”이라면서도 “인허가 과정을 보류 혹은 중단하는 것은 행정 신뢰도에 문제가 올 수 있다”며 다소 애매한 답을 했었다.
현재까지는 예단할 수는 없는 상태이나 만약 주민들이 제기한 문제들이 사실로 나타난다면 사업자인 JK도시개발 측이 행정절차상 위법을 저질렀다는 지적도 나올 수는 있다.
현재 보상 등의 문제로 원주민들 일부와 갈등 국면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때문에 주민들 일부는 사업자 측이 적절한 보상협의 절차를 무시했다며 토지수용 재결 취소 등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사업자와 인천시 등에 제기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법원 집행관실 및 용역업체가 강제집행을 위해 사업 현장에 도착하자 주민들이 이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불을 지르고 부탄가스를 폭발시키며 집에 휘발성 물질들을 뿌리는 등 강하게 저항한 끝에 강제집행이 일단 보류되기에 이르렀다.
한편 비대위 측의 기자회견 직후 인천시 관계자는 “비대위 측이 시를 상대로도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일단은 소송 결과를 본 뒤 입장 표명과 후속조치 등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만 일단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