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서울시가 지하철과 버스요금을 이르면 내년 4월부터 300원씩 인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택시요금 인상안 추진 등으로 교통비 전반이 오를 것을 예상한 인천시 역시, 서울시 및 경기도 등과 ‘같은 시기 같은 수준’으로 요금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내년 4월 말 경을 기점으로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을 각 300원씩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의 대중교통요금은 2015년 한 차례 인상된 이후로는 계속 동결로 가닥이 잡혔었다.
이후 경기침체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외부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물가가 크게 오른 만큼 대중교통 요금인상은 어느정도 예상이 됐던 바였다.
다만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었던 만큼 요금인상 시기가 선거철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공감대가 전국적으로 형성돼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동결 효과가 나타나긴 했었다.
그러나 내년 기준으로 이미 현재의 요금체계가 8년이나 지난 만큼 불가피하다는 여론은 이미 형성은 돼 있다. 현재 수도권의 대중교통 일반요금은 카드 기준으로 버스와 지하철 모두 1,250원(혹은 1,200원)이다.
따라서 300원씩 인상되면 1,500원 이상으로 서민 부담은 다소 늘어나게 된다. 인상 요인은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 등 수도권이 모두 똑같다.
지하철과 버스의 누적 적자폭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정부가 내년에도 노약자 등 무임승차제도에 따른 손실 예산을 지원하지 않음에 따라 ‘최소한의 운영’이 명목이다.
현재 정부가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제32조에 근거해 무임수송 손실 보전(PSO) 예산을 지원해주고 있는 주체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불과하다.
따라서 인천과 서울 등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지자체들은 “교통약자 무임승차제도가 1984년 대통령 지시에 따라 도입됐기 때문에 정부가 손실비용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달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3년도 정부 예산안을 확인한 바로는 지자체 도시철도 PSO 예산은 제외돼 있다.
인천으로 한정해 보면 지하철과 시내버스의 적자폭은 복합적 요인으로 매년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무임승차 손실액은 ‘고령화 사회’로 점점 접어들고 있는 인천 역시 적지않다.
인천도시철도 1·2호선을 운영하는 인천교통공사의 무임승차 손실액은 2019년 271억 원, 2020년 213억 원, 지난해 240억 원, 올해 279억 원으로 매년 200억원 넘게 발생하고 있다.
인천 시내버스의 경우에도 준공영제 예산이 2019년 1,271억 원, 2020년 1,907억 원, 지난해 2,181억 원, 올해 2,648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언급한 지하철과 버스의 적자폭은 모두 시민들이 ‘혈세’로 메운다.
인천시보다 '단위'가 큰 서울시도 사정이 사실상 똑같다. 서울시가 발표한 최근 5년 간 지하철 적자폭은 연평균 약 9,200억 원, 버스는 평균 5,400억 원씩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의 지하철 적자는 2019년 5,878억 원에서 2020년 1조 1,448억 원, 지난해 9,957억 원, 올해 전망치 1조 2,600억 원이다. 버스의 경우 2019년 3,538억 원, 2020년 6,784억 원, 지난해 7,350억 원, 올해 전망치 6,582억 원이다.
서울시가 요금 인상을 추진 확정하면 인천시를 비롯한 경기도 수도권 권역의 지자체들도 요금 인상을 할 수밖에 없음은 시민들도 잘 아는 바다. 수도권은 ‘통합환승체계’로 연동돼 있어 수도권 내 다른 지자체가 별도의 요금체계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인천시가 서울시와 버스요금만큼은 다르게 적용할 수 있지만, 버스 역시 지하철과 요금체계가 연동돼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같은 요금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물론 요금 인상 여부는 지자체가 결정할 권한은 있다. 이를 위해 요금 인상 여부는 시민 공청회와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심의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거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인천-서울을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수가 많은 상황에서 공청회와 시의회, 심의위 등에서 인천시가 서울시와 다른 적용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인천시는 교통요금 인상이 시민들에게 민감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만큼 일단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일단 서울시의 자세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서울시는 “조만간 경기도·인천시 등 통합환승체계와 관계돼 있는 기관들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이나 인천이나 공청회나 시의회 등 절차 이전에 협의가 먼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