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올해를 끝으로 운영을 종료해야 하는 미추홀구 문학동 소재 ‘작은극장돌체’의 위탁운영주체가 대시민 호소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유지를 당부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하지만 미추홀구는 해당 결정이 적법하고 하자가 없는 심의를 통해 나온 것인 만큼, 버틸 시 법적조치 등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28일 ‘작은극장돌체’의 위탁운영주체인 ‘극단마임’은 미추홀구의 결정으로 며칠 남지 않은 극장의 위탁운영을 중단해야할 처지에 놓인 만큼 극장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냈다.
이들은 1979년부터 인천 중구 경동의 얼음공장 반지하 공간에 ‘소극장 돌체’를 꾸리고 열악한 지역 연극과 마임 등 장르를 개척해온 단체다. 그러나 운영상으로는 여러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후문.
당시의 미추홀구는 이들이 활동해온 바가 적잖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 2007년 국비 10억 원, 구비 6억 원의 예산으로 약 100석 규모의 소극장을 마련하고 ‘작은극장돌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2010년 경부터 미추홀구의 자세는 바뀌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10년 당시 민간위탁기관 심사에서 작은극장돌체는 ‘기준점수 미달’이라는 평가가 나왔었다.
이에 미추홀구는 극단마임 측에 “운영을 중단하고 나가라”고 요구했다. 다만, 당시에는 이와 관련해 법원이 화해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자리는 유지할 수 있었다.
미추홀구는 지난달 열린 민간위탁기관 심사에서 극단마임의 점수가 다시금 미달됐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올해 말을 끝으로 극장을 일시 닫겠다고 결정했다.
이에 극단마임 측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미추홀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추홀구는 내년 1월 1일부로는 일단 극장을 폐쇄한 뒤, 이름 변경과 운영재개 계획을 세워 내년 봄쯤 재개관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는 미추홀구가 직영을 할지, 아니면 민간에 위탁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극단마임의 경우 기준점수 미달 평가 및 연속위탁 시 특혜 해석 가능성 등으로, 신규로 위탁공모가 진행돼도 참여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마임 측은 입장문에서 “(운영 중단이라는) 파고를 넘지 못하고 지쳐서 사라진다면 역사 앞에 부끄러움으로 남게 된다”며 “극장이 정상화돼 후대에 남길 수 있는 인천의 문화공간과 문화자본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살려달라고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극장 폐쇄 결정은) 우리에겐 상처와 오명이 되고 있다”며 “문학동에 자리잡은 15년 동안 자비를 털어 연극과 클라운마임에 집중해 작품을 만들고 인천의 브랜드로 자리하도록 선도해온 역사가 허망해지는 무력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극단마임 측은 민간위탁기관 심사와 관련해서도 “심사위원들의 평점이 어떻게 모든 항목에서 50점 아래라고 매겨질 수가 있느냐, 이는 사실상 횡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작은극장돌체는 300만 인천시민과 함께한 공간이고, 앞으로도 함께 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최근 주민들 일부에게 같은 뜻을 문자메시지로 전달한 바도 있다.
그러나 미추홀구는 이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추홀구 측은 “운영주체가 문제를 삼고 있는 민간위탁기관 심사는 구 조례에 따라 적법하고 공정하게 진행돼 나온 결과인 만큼, 누구라도 절대 번복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미추홀구는 극단에게 수탁기간 만료일인 31일까지 재산(극장)의 원상회복 후 반환을 모두 완료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극단 측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법적 검토 및 가능한 모든 행정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