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오는 2027년 개관을 추진하겠다는 뮤지엄파크 사업과 관련해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과 관련한 여러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이미 한 차례 늦어진 개관시기가 또다시 지연되는 것이 현실화되지는 않을지 우려가 나오는 형국이다.
23일까지 <뉴스통신>의 취재를 종합해 보면, 인천시는 2027년 미추홀구 학익동에 조성할 인천뮤지엄파크의 개관을 위해 민선8기가 부임한 올해 하반기에도 관련된 기반작업을 계속 해오고 있다.
인천뮤지엄파크는 당초 2025년이 개관 예정이었으나, 민선8기 부임 직후인 지난 7월 개관 목표연도를 2년 늦춰 2027년 개관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에서 경제성 문제 등을 지적받은데다 지방이양사업전환 등 영향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는 관련된 기반작업은 계속 해오고 있다.
최근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을 발표하기도 했고, 23일에는 인천지역 작고작가 작품들을 직접 구입하겠다는 발표도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뮤지엄파크에 들어선다는 시립미술관의 기반작업이 중심이라는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문제는 행안부 중투심 등 정부의 제동으로 이미 한 차례 연기된 바가 있는 뮤지엄파크의 건립계획이 또 지연될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제동의 ‘사실상의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이 사업과 관련된 사업자다.
뮤지엄파크 건립은 인근에 개발되는 용현·학익 1블록(시티오씨엘) 도시개발사업의 주체인 DCRE가 해당 개발에 대한 이익금을 전제로 추진, 건립 후 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업내용 담은 관련기사들 하단 링크 참조)
그런데 제2경인고속도로와 관련된 소음저감계획을 두고 시는 관련 법지침(환경영향평가법, 도시개발법 등)에 따라 대심도터널로 도로를 조성하라고 했으나 DCRE가 사업에 10년 이상이 걸린다며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시는 소음저감시설과 관련해 사업자가 당초 개발·실시계획과 달리 제2경인고속도로 주변의 일부 공동주택을 고층으로 건설해 법률 위반사항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행정조치 등에 나섰다.
여기에 시티오씨엘의 입주예정자들은 “시가 하라는 소음 대책은 아무리 빨라야 7년 이상 걸리지만 우리 입주는 2년 남았는데 어쩌라는 것이냐”며 다시금 시에 맞불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입주예정자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입주예정 시기가 시로 인해 늦어졌다며 DCRE 측이 계획하는 대로의 내용을 시가 허가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유정복 인천시장을 직접 소환해 설명하라고도 요구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의 요구는 최근 이들이 올린 시민청원이 시장 답변 요건(해당 청원 공감수 3천 명 이상 표시)을 충족함에 따라 시장 혹은 시가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는 하다. 다만, 행정상으로는 반드시 시장이 답변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최근 유 시장이 하와이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만큼 해당 현장답변은 시 고위공직자들이 나서려 했으나, 입주예정자들은 “대답 한두 달 늦게 해도 좋으니 유 시장을 직접 데려오라”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행정사무감사 및 내년도 본예산 심의를 종료한 인천시의회는 곧바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열고, 이 사업을 비롯한 몇 가지 도시개발 현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특별한 협의점을 찾진 못했다.
시 관계자는 주거환경 및 사업자의 관련법 위반 등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서 ‘공적 행정기관’으로서는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가 대심도터널 조성에 필요하다고 추정하는 사업비는 약 6천억 원 규모.
반면 DCRE 측 관계자는 “대심도터널 사업비는 1조 5천억 원 이상 들고 공사기간도 13년이 걸리는 걸로 나오는데 이건 사업을 하지 말란 얘기가 아니냐”며 “시가 지적한 도시개발법 위반 등 건은 이미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나오기도 했다”며 반박했다.
일단 시의회는 사업자 측 편에 서 있는 듯한 분위기다. 시의회 특조위원장인 김대중 의원(미추홀2, 국)은 “대심도터널을 추진하는 것이 행정 상 맞는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사업을 하지 말라고 하는 의미라면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최근 유 시장이 간부회의에서 입주예정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신속 조치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부분을 시가 감안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으로 읽힌다.
이렇게 사업이 중단 및 표류상태가 되면, 사업자인 DCRE는 사업계획의 차질 등을 이유로 인천뮤지엄파크 사업에 대해 스스로 제동을 걸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금도 개발사업은 추진이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다.
과거 DCRE 측은 “(시티오씨엘 사업과 관련해 시의 지적 및 행정조치 등에 대해) 시가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바꾸지 않겠다면 이 도시개발사업은 표류하고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며 “해당 개발이익으로 추진하게 되는 뮤지엄파크도 표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해서는 이미 시와 DCRE 간 갈등과 공방이 반복되면서, 올해 계획중이라던 4,300여 세대(5~7단지 포함)의 분양 계획은 무산됐다. 내년 3,300여 세대(8~9단지 포함) 분양도 틀어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고 보고 있다.
사업자와 입주예정자들이 계속해서 시를 압박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시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시가 ‘행정 및 법률위반’이라고 보고 있다면 원칙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것이 행정기관의 ‘정자세’이기도 하고, 논란이 있으면 결국 ‘법’으로 풀어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시는 일부 입주예정자 및 사업자 등이 “시가 도시개발사업 및 학교설립 추진 등을 막고 있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나서며, 이에 대한 설명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하기도 했다.
해당 자료에는 사업자인 DCRE 측의 법률위반 내용 5건과 행정처분 경위, 추진현황 및 유관기관인 인천연구원의 검토의견 등의 근거들을 굉장히 상세하게 기술해 놓았다. ‘사안과 관련한 시의 행정은 합당하다’는 논리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현재 뮤지엄파크가 공사 착공을 한 상태는 아니다. 따라서, 시는 현재로서는 사업자 측 주장대로 영향이 있다고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