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문효경 기자) 공사 입찰 담합에 가담한 건설사에 부과된 과징금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는 호남고속철도 공사 입찰 담합에 가담한 혐의를 적용받은 현대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09년 9~11월 진행된 호남고속철도 노반신설 공사 13개 공구 입찰에서 다른 건설사들이 낙찰 받을 수 있도록 들러리 응찰을 한 혐의로 3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조사결과 현대건설 등 건설사 7곳은 13개 공구를 분할, 낙찰시킬 건설사를 추첨으로 담합했고 추첨에서 뽑히지 못한 현대건설은 향후 최저가낙찰제로 발주되는 공사에서 우선권을 받기로 약속받았다.

특히 담합에는 총 28개 건설사들이 들러리 응찰 등의 방법으로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13개 공구의 계약금액 2조2651억원·부과기준율 7%를 기준으로 조사에 협조한 점 등을 지적했다.

따라서 공정위는 감경·감면 사유를 고려해 현대건설에 304억여원을 부과했다. 현대건설은 낙찰가 등 후속합의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공정위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과도한 처분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는 추첨에서 탈락, 투찰가격 합의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7개 건설사 중 하나로 행위를 주도했고 낙찰예정 건설사들이 알려준 투찰가격으로 응찰, 공동행위에 가담했다"며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대법원도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대규모 국책사업에서 낙찰예정 건설사, 들러리 응찰 건설사, 투찰가격 등을 미리 정했다"면서 "경쟁제한 효과가 매우 커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