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섭 기자
(뉴스통신= 김상섭 기자)“23년전 아들의 명예가 회복돼 정말 기쁩니다. 그간의 한이 눈 녹듯 풀어지는 것 같습니다”
인천 남구에 거주 중인 차종근(87)씨는 23년 전 ‘그날’을 잊지 못한다.
아들 상호(당시 22세)씨는 1995년 8월 15일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으로 물놀이를 갔다가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사람을 목격했다.
물살은 거셌지만 한치의 망설임은 없었다. 故차상호씨는 위험에 빠진 이를 구하러 강물에 뛰어들었지만, 그는 결국 물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아버지 차씨는 “사고소식을 들었을 때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고 회상했다.
아들의 명예회복이라도 시켜주고 싶었으나 보상받을 길이 전혀 없었다.
23년동안 가슴에 아들을 품어온 차씨는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의‘ 의사상자 지원제도’를 알게 됐다.
당시 사고내용을 실었던 신문 한 면과 사고처리기록들을 가지고 의사자로 신청한 결과 의사자로 인정받게 됐다.
인천시는 2016년 12월 30일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의 급박한 위해(危害)를 구제한 살신성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려 인천시 의사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의 의거해 첫 의사자로 지정된 故 차상호씨 유가족을 4월 2일 유정복 시장이 직접 찾아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차씨 유가족은 “인천시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줘서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며, 시장님과 관련 직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아들 생각만하면 마음이 아프고 견디기 힘 들었는데, 이제라도 아들이 한일을사회가 알아주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유정복 시장은 “늦었지만 의사자로 인정돼 평생 자식을 가슴에 품고 사셨던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답했다.
또, “의사자의 유족에 알맞은 예우와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고 “의로운 분들의 희생이 존중받을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