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양성현 기자) 비자금을 조성, 미군 관계자에게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모 SK건설 전무 측이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5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A전무 측 변호인은 "평택 주한미군기지 공사 비자금 조성 관련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A전무는 SK건설 임원으로서 미군기지 부지조정 공사 관련해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성공 사례금을 협의한 방식으로 지급했을 뿐"이라면서 "뇌물을 건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함께 기소된 하청업체 대표 B씨 측 변호인도 "B씨는 A전무로부터 부탁받거나 수주를 도와준 사실이 없다"며 "B씨는 돈의 성격을 알지 못한 채 하도급 계약을 체결해 도와준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A전무 등에 대해 이번 달 내에 추가기소 할 방침이다.
검찰은 "추가로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기존 구속기소 된 사건에 증거를 제출하게 되면 현재 수사 중인 사건 증거와 중복돼 현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보안 문제가 있다"며 "예단할 수는 없지만 가급적 이번 달 안에 추가 기소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은 "기소되는 즉시 재판부에 알리고 증거목록을 제출하겠다"며 "단순히 검찰에서 일방적으로 지연하려는 것이 아니고 시간이 오래된 사건이라 피고인 측에서 시간을 요청한 측면도 있다는 것도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A전무 측 변호인은 "추가사건 병합 진행에 동의한다. 다만 재판을 위한 증거기록을 전혀 보지 못해 준비를 못한다"면서 "피고인이 구속 상태라 가급적 신속한 재판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26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SK건설은 2008년 미군 측이 발주한 232만여㎡ 땅에 미군 부지를 비롯해 도로, 상수도, 전기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공사를 4600억원에 단독 수주했다.
A전무는 SK건설이 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국방부 중령 출신 B씨가 운영하는 하청업체를 통해 3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주한미국 측에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또 미군 관계자에게 뒷돈을 건네는데 관여한 B씨도 배임증재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 했다. 돈을 받은 주한미군 관계자는 미국으로 출국한 후 재입국하지 않아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졌지만 지난해 9월 현지에서 붙잡혀 연방검찰에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