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섭 기자
최두찬의 '강해산인승사록'과 친필 편지.(사진=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제공)
(뉴스통신=김상섭 기자)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11월, ‘이달 해양유물’로 ‘강해산인승사록(江海散人乘槎錄)’ 선정했다.
3일 국립인천해양박물관(관장 우동식)은 11월 ‘이달의 해양유물’로 조선의 선비 최두찬(崔斗燦, 1779~1821)의 중국강남 표류기인 ‘강해산인승사록’과 친필편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강해산인승사록(江海散人乘槎錄)의 ‘강해산인’은 최두찬의 호이며, ‘승사록’은 ‘뗏목을 타고 하늘에 오른다(乘槎上天)’는 고사에 자신의 표류경험을 빗대어 붙인 제목이다.
‘강해산인승사록’은 1818년(순조18) 4월 제주서 전라도로 향하던중 풍랑으로, 중국 절강성(浙江省)연안에 표착한 최두찬이 북경을 거쳐 귀환까지 약 6개월여정을 기록한 표류일기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소장한 이 책은 3권 1책의 필사본으로, 조선후기 지식인이 중국 강남의 사회와 문화를 체험하면서 세계를 인식하고, 스스로를 성찰한 인문유산으로 평가된다.
최두찬은 낯선 문명과의 만남 속에서도 유학자로서의 절의와 학문적 자세를 지켰으며, 중국의 풍속과 제도, 생활문화를 세부적으로 기록해 동아시아 해양교류의 현장을 생생히 전했다.
또, 표류와 체류, 귀환의 여정에 따라 공포와 불안에서 호기심과 교류의 기쁨, 그리고 성찰과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감정변화를 섬세하게 기록했다.
최두찬은 1817년 5월 장인 김인택(金仁澤)이 제주 대정현 현감으로 부임하자 그를 따라 자인현(현 경북 경산)에서 제주로 건너갔다.
함께 소장하고 있는 친필편지는 제주에 도착한 직후인 6월 1일 팔촌형에게 보낸 것으로, 제주로의 이동경로와 대정현의 재정상황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우동식 관장은 “표류라는 위기를 학문적 기록으로 승화시킨 ‘강해산인승사록’은 조선지식인의 세계인식과 해양문화 교류의 깊이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시기 또다른 표류기인 ‘문순득 일기’를 주제로한 테마전시도 이달 11일부터 선보이는 만큼, 조선시대 표류인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의미를 새롭게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수도권 유일의 국립해양박물관으로, 해양 역사와 문화의 보존과 확산을 위해 유물 수집과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유물기증을 희망하는 개인·기관·단체는 박물관 유물관리부 또는 누리집을 통해 문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