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탄핵이 가결되었음을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MBC뉴스특보 화면 갈무리)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2024년 이후로 ‘12.14’의 이름은 어떻게 남을까.

전 국민들의 염원이었던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에 필요한 200표의 문턱을 넘고 드디어 가결됐다.

국민들은 “탄핵이 끝이 아닌 시작이어야 한다”며 13.2 비상계엄을 주도한 모든 세력들을 이 기회에 뿌리뽑음과 동시에 사실상 위헌행위에 가담한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위헌정당’으로서의 국민적 단정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4일 국회는 오후 4시 6분 경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해 총 재적인원 300명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표 8표로 최종 가결했다.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늘의 결정은 국민의 대표로서 엄숙히 선서한 헌법 준수의 약속에 따른 것”이라면서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 순간부터 오늘 이 시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함, 용기와 헌신이 이 결정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박찬대 원내대표는 “탄핵가결은 계엄 시 엄동설한의 날씨에도 한달음에 달려왔고 날마다 국회 앞에서 응원봉을 들었던 우리 국민들의 승리”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승리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란사태는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면서 “탄핵은 사태수습을 위한 시작일 뿐,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 “(민주당은) 국정회복과 헌재의 탄핵인용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헌재를 향해서도 “(윤 대통령이) 헌정질서를 파괴한 만큼 신속하고 엄정하게 심판해 주길 바란다”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연수갑)가 윤석열 탄핵소추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던 상황의 국회 본회의장 전체 현장 모습 (MBC뉴스특보 화면 갈무리)

 

이번 탄핵안 가결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을 받은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었는데 실제 대통령 파면으로 이어진 사례는 박 전 대통령 뿐이었다.

이 같은 결과를 담은 ‘탄핵소추의결서’는 가결 뒤 수 시간 내로 국회 사무처에서 원본이 헌법재판소로 이송되고 사본 1부가 대통령실에 전해져 수신되어야 탄핵 절차 자체는 완료된다.

물론 대통령실에서 수신을 거부할 수는 있고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거부한 사례가 있지만 대통령 측 장소 전달 자체가 되는 것만으로 수신으로 간주한다는 과거의 사례도 있기에 윤 대통령의 수신 거부는 사실상 의미가 없는 상황.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일체가 정지되고 ▲국군통수권 ▲조약체결 비준권 ▲사면·감형·복권 권한 ▲법률안 거부권(재의요구권) ▲국민투표 부의권 ▲헌법 개정안 발의·공포권 ▲법률 개정안 공포권 ▲예산안 제출권 ▲외교사절 접수권 ▲행정입법권 ▲공무원임면권 ▲헌법기관의 임명권 등과 관련한 보고와 지시 등 행위 일체를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결정 전까지는 대통령의 신분 자체는 유지되는 만큼 관용차와 전용기, 대통령 관저 생활 등은 유지된다.

이번에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소추 청구를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임기 중 파면되는 두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헌재는 국회로부터 탄핵소추의결서를 받은 뒤 통상적으로 180일 이내에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는데 현재로서는 늦어도 4월 전에는 결과가 나올 거라는 전망이 아주 우세하다.

현재 헌재의 재판관은 6명으로 정원 9명의 재판관 중 3명이 공석이다. 물론 현재 상태에도 탄핵의 가부 여부를 판단할 수는 있지만 ‘최소 6명 찬성’의 수가 필요한 만큼 사실상 모자란 수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또 현재의 6인 중에는 4월 중순에 퇴임하는 재판관들도 있어서 현재 민주당 주도로 추가적인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가 진행 중에 있는데 박근혜 파면 당시에도 헌재의 인용 결정에 필요한 기간이 90일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아주 늦어도 3월 안쪽으로는 결과가 나올 거라는 논리다.

한편 이날 국회 앞에는 오후부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염원하는 국민들이 빼곡히 국회 인근을 메웠다.

지난 주말과 마찬가지로 1020의 젊은 세대들이 K-Pop 아이돌의 응원봉과 함께 참여했으며 아이유 등 일부 가수들은 인근 카페와 음식점 등을 선결제해 팬들이 추운 날씨를 견딜 수 있게 배려하는 등 사실상 ‘탄핵 찬성’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주최측 추산 100만 명’이 추산된 국회 앞 집회에서는 낮부터 이미 여의도공원과 서강대교 앞까지 시민들이 자리를 잡으며 탄핵을 열망하는 분위기가 일찍부터 형성됐고 경찰인력도 도로 통제 등 질서를 위해 일찍부터 움직이는 그림이었다.

이어 오후 5시를 넘어 윤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되자 모인 시민들은 걸 그룹 ‘소녀시대’의 지난 2007년 데뷔곡이자 이제는 ‘한국 민중가요’의 리스트에도 올라 있는 ‘다시 만난 세계’를 ‘떼창’하는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국회 앞에는 ‘주최측 추산’ 100만 명의 구름같은 인파가 모였다. 굳이 주최측의 추산치를 무시하더라도 낮부터 이미 수십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모였음이 국회 근처에서 감지되는 분위기였다. (사진제공=김응호 정의당 부평구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