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회 본회의 전경 (사진=인천서구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내란수괴’로 지목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인천 서구의회에서 퇴진 결의안이 13일 채택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소속의 구의원들이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13일 서구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인 송이 의원(비례)은 “이날 우리 의회는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밝혀왔다.

결의안은 윤 대통령이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을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조치로 간주하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는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강력히 비판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어 국민을 속이기 위해 거짓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은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으며 국민이 불신하고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더 이상 권력 연장을 위한 꼼수를 부리지 말고 즉시 퇴진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들이 함께 적시돼 있다.

송 의원이 이번 결의안에 동의했다고 밝힌 의원들은 송 의원을 포함해 고선희, 김춘수, 김원진, 김남원, 백슬기, 송승환, 서지영, 심우창 ,이영철, 정태완, 한승일 의원으로 총 12명, 전부 민주당 소속이다.

즉 국민의힘 소속 의원 7명과 과거 국힘 소속이었던 무소속 의원 1명은 배제돼 있는데 어쨌든 서구의회 이름으로 채택된 결의안인 만큼 이들 역시 ‘공식적’으로는 이의 제기를 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 의원들 중 일부는 송 의원이 결의안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훼방’으로 보이는 행위를 한 것은 물론 표결이 끝나고 나서도 뜬금없는 유감 표명을 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송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국힘 의원들도 모두 들어와 계셨고 나간 분은 없으셨다”며 “내가 결의안을 발표할 당시 김미연, 김학엽(이상 송 의원이 밝혀옴) 등 국힘 소속 의원들이 ‘이런 식으로 상정하는 게 어디 있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런데 송 의원이 통화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결의안은 본회의 전 의회가 정하는 시점에서 등록이 완료됐으며 송승환 의장이 본회의 시작 시 ‘이런 안건(결의안)이 올라왔고 토의를 생략하고 안건을 부의하려고 하는데 동의하냐’고 묻는 과정이 있었고 모두 동의한다고 뜻을 밝힘에 따라 절차에 맞게 상정이 됐다는 것이다.

물론 결의안 내용을 확인할 시간이 부족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쳐도 의회의 모든 안건이 모든 의원들에게 사전 공유하고 상정하는 것도 아닌 데다 의장이 의원들에게 묻는 과정까지 있었던 만큼 훼방에 해당되는 행위를 할 상황도 아니었다는 것.

그런데 송 의원이 결의안 전문을 읽는 과정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국힘 소속 의원들은 이후 의장이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이의 있는 의원 있느냐”는 물음에는 정작 꼬리를 내렸고 결의안을 그대로 채택 통과가 됐다.

송 의원에 따르면 국힘 의원들 중 일부가 표결이 끝난 이후 ‘결의안이 기습적이라고 판단한다, 우린 몰랐고 그래서 동의하지 않았고 유감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송 의원은 “그 역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의장이 ‘이의가 있느냐’고 물어보는 과정에서 본인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신상발언 기회를 받아 이의제기를 하거나, 잠시 정회를 제안해 의원들끼리 논의하자고 제안하거나, 아니면 표결을 제안해 표결 절차를 거치거나 하는 등 여러 과정들이 있는데 그런 절차는 얘기도 안 하고 훼방으로 보이는 행위를 앞뒤로 하는 게 ‘상식 바깥’이라는 논리다.

또 해당 결의안은 민주당만의 결의안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의회에 상정된 결의안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든 통과가 된 그 자체로 서구의원들은 ‘채택된 결과로 결의를 했다’고 봐야 한다.

즉 본인이 당론 혹은 다른 이유로 반대를 한다면 이의제기를 하고 신상발언을 하던지, 아니면 표결이라도 신청해서 반대표를 보여주던지 했어야 했다.

신상발언이나 표결신청은 의원들이 직접 할 수 있고 신청이 들어오면 통상적으로 절차를 밟게 돼 있기 때문이고 표결을 했다면 반대의 빈도가 얼마나 되는지도 본인은 물론 시민들이 직접 확인 가능하기 때문.

이를 확인한 시민과 정치권 등에서는 국힘 서구의원들을 성토하는 분위기도 확인되고 있다. 의원들이 본인들이 속한 의회 진행에 나서서 방해를 하고 탄핵 여론이 전국을 뒤덮은 상황에서 공식적 반대를 한 것이 확인이 되면 이른바 ‘여론폭격’이 두려워 비겁하게 행동한 게 아니냐는 논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정종혁 인천시의원(서구1, 민)은 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반대 의견이 있다면 적절한 절차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 맞지 그런 식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건 단순한 방해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서구 검단지구 주민 김윤미씨(50)는 “누가 봐도 행동의 일관성이 없이 앞뒤가 안 맞는 행보를 보인 것”이라며 “정히 이견이 있으면 절차적 과정에서 의견 제시해서 표출을 했어야 하고 그게 싫으면 따르는 게 의원으로서 적절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서구 가정동 주민인 김모씨(48)도 “국힘 구의원들이 어제 대통령의 담화 발표를 보고도 저렇게 반응한다는 게 놀랍고 제정신들이 아닌 것 같다”며 “구의회 의원들은 어쨌든 주민들 대표해서 나오는 건데 의회 절차 다 알고 발언권을 얻어 발언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정작 이의 제기하랄 때 안 하고 뒤에서 딴죽을 거는 추한 그림을 만드는 건지 좀 물어봐 달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이에 <뉴스통신>은 이날 채택된 결의안에 대해 현장에서 반대 의사 등을 표현했다는 의원 중 일부에게 ‘이의 혹은 표결 제의’ 등을 왜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묻고자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종의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았거나 ‘지금은 통화가 힘들다’는 등의 메시지만 전해오는 등 ‘사실상 해명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민주당 소속 서구의회 의원들은 “이번 결의안을 통해 대한민국을 정상 국가로 되돌리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윤석열의 퇴진과 탄핵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혀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구의원들이 13일 서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퇴진 결의안을 채택한 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걸고 있다. (사진제공=송이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