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기존의 ‘탄핵 반대’ 입장 철회를 밝힌다고 쓴 글. 허나 이 글은 그간 공식화된 입장이 없었던 ‘인천시장’으로의 입장에 ‘철회’를 한다는 앞뒤가 안 맞는 논리로 진정성을 크게 의심받고 있는 상태다.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당초 ‘내란수괴’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해온 유정복 인천시장이 12일 사실상 ‘막가파’ 식의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이후 탄핵반대 입장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사회진영에서는 유 시장이 그간 대통령의 내란을 ‘사실상 동조’한 행보를 보인 것은 자명한 만큼 대시민 사과를 단행하라고 밝히는 등 유 시장에 대한 규탄 여론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13일 인천평화복지연대(평복연)은 성명을 내고 “유 시장이 시민들의 분노를 수용한 결정은 환영하지만 그간 탄핵반대 등 내란동조에 대한 사과 한마디를 찾아볼 수 없는 만큼 시민들은 이런 유 시장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유 시장은 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협의회장 자격으로 입장을 밝히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혀왔다.

이후 시청 게시판 등지에서는 이러한 유 시장의 입장 발표에 대해 시민 여론이 폭발했음이 확인되는 항의글이 폭주했지만 인천시는 이러한 글들을 강제삭제하면서 논란을 더욱 키웠다.

하지만 12일 윤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호도된 즉 ‘사실상 거짓말로 점철’된 것은 물론 심각한 외교적 결례까지 저지른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전국민적 여론이 더 악화되자 유 시장은 이후 입장을 바꿨다.

그는 12일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 후 있게 될 정치일정을 고려할 때 현재의 정치 환경하에서는 매우 우려되는 바가 크다고 생각했지만 담화 내용은 대통령의 상황 인식 자체가 여전히 잘못돼 있음이 확인됐다”며 “탄핵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 시장의 입장 철회는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간 유 시장이 ‘탄핵을 반대한다’는 당초의 입장은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의 입장으로 발표했던 것이며 ‘인천시장’으로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유 시장은 자신의 SNS에서 ‘탄핵반대 입장을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 입장은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입장이 아닌 인천시장 유정복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그가 그간 인천시장으로서의 입장을 밝힌 게 아닌 만큼 ‘철회’라는 주장은 맞지가 않다. 철회할 뭔가도 없었기 때문. 따라서 ‘철회한다’면 그건 ‘국민의힘 시도시자협의회장’의 이름으로 했어야 계산이 맞는다.

유 시장 역시 이러한 부분들을 의식한 듯 “협의회를 통해 공통된 의견을 내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협의회장이 아닌 인천시장 개인 자격으로 SNS에 탄핵 철회를 발표했다”는 입장을 밝히고는 있지만 이 역시 앞뒤는 여전히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에 평복연은 “유 시장은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후 이에 동조하는 행보로 시민들과 언론의 비판을 받았고 국민들이 윤석열에 대한 즉각 탄핵을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에서 탄핵반대 당론을 결정하자 유 시장도 국힘 시도지사협의회장 자격으로 탄핵반대 입장을 냈다”고 그간 유 시장의 행보를 짚었다.

이들은 “결국 이런 영향으로 지난 토요일 국회에 상정된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결국 부결되고 말았으며 유 시장의 행보에 인천시민들은 수치스러워했고 분노해 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12 담화에 국민들의 분노는 더 극에 달하자 탄핵반대 입장이던 시도지사들이 개별로 탄핵반대 철회를 발표했는데 이는 14일 탄핵 표결을 앞두고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을 선택한 것은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12.3 내란 후 유 시장의 내란동조 행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평복연은 유 시장이 탄핵반대를 철회했더라도 시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다면 그동안의 내란동조 행보는 시민들에게 결코 용서받지 못할 거라는 입장이다.

평복연은 “유 시장이 민선8기 시정을 시민들의 신뢰를 받으며 마칠 생각이라면 그동안 보인 내란동조행위에 대해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미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는 그간 탄핵반대를 해 내란동조의 조직이 된 만큼 본인이 맡은 회장을 사퇴하고 협의회를 즉각 해산하라”며 “이것만이 그나마 내란동조의 죄를 인천시민들에게 용서받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유 시장의 ‘탄핵 철회’ 입장글에 대해서는 지역 야당인사들도 ‘진심이 아니라 억지로 꺼내들었다’는 듯한 평가가 지배적인 것으로 읽힌다.

실례로 인천시의회 내에서 청년의원이기도 한 김대영 의원(비례, 민)은 유 시장의 해당 글에 “ ‘비상계엄이 야당폭거에 대한 조치였다’는 (스스로의) 발언에 대해선 사과하실 생각이 없으신가요?”라며 사실상 ‘비꼬기’를 하기도 했다.

유정복 시장이 12일 ‘탄핵반대 철회’ 입장을 밝힌 뒤 유 시장 혹은 보수진영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배신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모습 이를 확인한 시민들은 “어질어질하다”며 ‘어처구니가 없다’는 식의 소감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