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민의힘 과반’의 인천시의회가 올해 마지막으로 소화중인 회기에서 국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핵심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F1(포뮬러 원) 유치예산을 또다시 통과시켜 논란이다.
문제는 지난 6월 이미 원안가결된 용역예산 5억 5천만 원을 통과후 반년이 넘도록 한 푼도 쓰지 못해 결국 이월 시키고 있음에도 내년도 본예산에서 재차 통과시켜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인천시가 F1 대회 유치예산을 위해 인천시가 올린 총 9억 7천만 원의 예산을 원안 가결했다.
이번에 시가 제출한 내년도 F1 관련 예산안의 내용은 F1 유치를 위한 라이센스 비용 7억 원과 문체부 검증 용역 예산 1억 8천만 원, 기타 시민 홍보 예산 등이다.
이들 예산의 성격은 앞서 시의회를 통과한 사전용역비용 및 자문료 5억 5천만 원을 실제 소진시켜야 사용할 수 있는 돈인데 아직 이 용역은 발주조차 되지 않았다. 즉 올해 본예산 15억 원 이상을 F1 명목으로 곳간에 쌓아두고만 있는 셈.
정부의 세수 펑크 등 영향으로 지방재정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향후 예산을 언제 집행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유 시장의 사업을 위해서만 아쉬운 돈이 곳간에 쌈짓돈처럼 쌓여있게 된 것으로 상당히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실제 문복위에서도 인천시가 올린 F1 관련 예산을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 사이에서 지적이 나왔었다. 용역을 집행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내년 1차추경을 통해 반영해도 문제가 없을텐데 공적인 재정을 이렇게 운용하는 게 맞느냐는 것.
문복위원장인 유경희 의원(부평2, 민)은 “지난 추경에서 세운 사전 타당성 용역 예산 5억 원도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건 행정상 순서가 잘못돼도 너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성환 의원(계양1, 민) 역시 “민생경제가 상당히 어렵고 아쉬운 상황인데 인천시는 F1 유치가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이해가 안 된다”며 “이를 위한 예산은 최소 1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F1 유치를 꼭 강행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F1 관련한 사업들이 연계성을 가지고 있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속도를 내 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만큼 불가피하게 다시 한 번 이해를 구하고자 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김충진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시의회에서도 “F1 유치와 관련해 대기업 등에서는 사업성을 비교적 높게 보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시가 F1과 관련해서 내세우는 타당성의 주장은 사실 공신력 있는 근거자료가 없이 집행부의 주장에 가까운 상황.
여기에 문복위원장인 유경희 의원이 비록 민주당 소속이기는 하나 문복위원 전체 7명 중 4명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과반이 넘는다는 점도 F1 예산에 대해 제동을 걸지 못한 부분으로 언급된다.
이와 관련해 인천평화복지연대와 인천YMCA 등 F1 추진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인천시가 뚜렷한 근거도 없이 추진할 수 있다고만 얘기하니 더욱 행정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용역비 5억 원도 결국 명시이월을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부실한 부분이 계속 엿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측은 “순서대로라면 인천시는 타당성 용역 후 시의회로부터 사업추진 동의를 얻어 중앙정부에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본예산에 10억 원 가까이 또 편성한 것은 시의회의 사업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F1을 추진하겠다는 게 아니냐”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