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부평갑 선거구의 ‘표심 분리’로 두통을 앓던 더불어민주당이 일단 해당 지역구의 고민에 대해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간 무소속으로 도전 의지를 확고히 밝혔던 이성만 현 의원이 출마의 뜻을 꺾겠다는 뜻을 밝혀오면서 민주당의 전략공천이 일단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에서는 벗어나는 분위기가 됐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선거에서 절대 유리한 상황이지만은 않다.
20일 이성만 의원은 부평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을 위해 예비후보를 사퇴하고 (민주당이 전략공천한) 노종면 예비후보(전 YTN 기자)를 지지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은 22대 총선 후보 등록을 하루 남겨둔 시점으로 이 의원과 노 예비후보가 사전에 접견하고 단일화에 합의한 것으로 읽힌다.
이 의원은 “적극적으로 노 예비후보를 도와 이번 총선에서 (부평갑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게끔 일조할 것이고 더불어 나를 끝까지 믿고 지지해주신 부평갑 주민들께는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 의원은 자신이 직접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민주당 복당을 신청했지만 민주당은 노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이 의원의 복당 신청도 현재까지 받지 않은 상태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불거진 돈봉투 의혹에 이 의원이 윤관석 의원 등과 함께 중심에 있게 되자 ‘이를 해결하고 오겠다’는 명분으로 탈당했는데 자신이 직접 출마 의지를 밝히며 예비후보 등록 후 초기에는 무소속 신분으로 민주당 상징색(파랑)의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하는 등의 행보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 의혹의 중심에 있던 윤 의원이 구속된 상태에서 혐의를 일부 시인하고 검찰이 송영길 전 당 대표를 구속한 데에 이어 검찰이 이 의원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고 함께 돈봉투 의혹에 올라 있는 임종성 전 의원을 최근 구속기소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오면서 이 의원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이 현재까지 자신의 돈봉투 의혹을 풀지 못한 상태에서 출마 의지를 밝히자 일부 유권자들은 그의 SNS 계정에 “이번엔 포기해야 한다”는 댓글 등을 달기도 했는데 몇몇 시민들은 “이 의원 측에서 이런 의견들을 삭제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에 실제 기자가 그의 계정에 접속해 확인한 바로도 일부 그런 내용의 댓글들이 달린 다음날 혹은 이튿날 정도에 삭제 혹은 숨기기가 된 듯한 정황이 보이기도 했는데 어쨌든 이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단은 그런 부분들은 당장 큰 의미는 없게 됐다.
이 의원은 그간 노 예비후보에게 단일화 경선을 요구해 왔었다. 그의 ‘지지모임’이라고 하는 단체가 올해 초 민주당 중앙당에 1만 9,461명의 서명 이 의원의 복당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는데, 실제 이는 이 의원이 출마를 강행할 당시 일종의 ‘무기’로 삼아왔던 부분이기도 했다.
이렇게 스스로가 사퇴를 결정한 이유로는 “어쨌든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단일화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며 “적절한 시점에서 민주당이 복당시켜줄 것도 기대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이 의원의 결단에 노 예비후보는 “이 의원이 윤석열 정권 심판과 부평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결단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경제와 민생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단일화의 원동력이 됐으며 민주진영의 ‘원 팀’이 완성된 것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 대의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 예비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 계정에 이 의원과 함께 기념촬영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는데 이 의원이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의 점퍼를 입은 채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 의원의 복당신청에 당이 응할 필요가 있다는 듯한 의중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이성만 의원이 물러남에 따라 부평갑 선거구는 민주당 노종면, 국민의힘 유제홍(전 인천시의원), 개혁신당 문병호(전 국회의원)의 3파전으로 맞붙게 됐는데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 의원의 사퇴 전보다는 선거 국면이 유리해지기는 했다.
다만 현 상태로는 당장 ‘어디가 유리하다’고 예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개혁신당 자체는 보수표의 분산을 기대할 수가 있지만 ‘인물’로 보면 문병호 전 의원은 민주당계 출신으로 중도(밎 진보)의 표심도 분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