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구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정부가 주민등록인구, 즉 정주 인구가 아닌 ‘생활인구’ 개념을 확대 적용키로 했다.
비록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면 인구 수에 반영토록 하겠다는 것인데 전역이 섬으로 돼 있어 접근성이 불리한 옹진군에 ‘득’으로 작용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안전부는 18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교육부·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 시장·군수·구청장들과 첫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행안부는 이날 간담회에 대해 “인구감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지원방안 등을 중점 논의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행안부는 2021년 인구감소지역의 체계적 지원을 명목으로 89개 기초단체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고시하면서 인구감소지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행안부는 지난해 강원도 철원, 충북 단양 등 7개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산정했던 생활인구 개념을 올해 89개 인구감소지역 전체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생활인구’를 산정하면서 이를 통해 각 지자체가 인구감소 대응 사업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생활인구’라 함은 단순히 주민등록을 하고 지역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체류하는 사람까지 포함한 인구개념이라는 것이 행안부의 설명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일부 지자체에 대해 시범 산정을 했던 바 있는데 등록인구(주민등록인구·등록외국인) 외에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사람까지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생활인구 적용 시 어떤 파급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없는 상태다. 그러다보니 먼저 시범적용을 받은 지자체들도 아직은 마땅히 이렇다 할 효과에 대한 설명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시범 산정지역인 철원군 관계자 역시 “현재 정주인구 4만 명 정도인데 생활인구 적용 시 17만(주로 군인이 많음) 명까지 늘어나는데 아직은 지역 내 신용카드 사용 등을 비롯한 빅데이터가 취합되지 않은 상태여서 파급 효과나 실효성 등에 대한 설명이 힘들다”고 밝혔다.
이날 행안부의 간담회 소식을 접한 옹진군의 한 주민(40대)도 “어차피 오가는 인구들이 변동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인구 수 다르게 적용하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는지 솔직히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인천 시민단체 ‘인천평화복지연대’ 측 관계자도 “(지금까지 느낀 바로는) 생활인구 적용이라는 것을 ‘인구소멸에 대한 대응방식’으로 한다는 것은 정부의 생색내기 정도로밖에 체감되지 않아 보였다”고 반응을 전했다.
다만 정부가 ‘물리적 지원’은 약속한 상황으로 우선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지방소멸대응기금 배분체계를 개선하면서 지역활성화투자펀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등 지방재정 확충을 지원토록 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각 지역이 우수한 기금사업을 발굴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방소멸대응기금 배분 및 평가체계를 현재 4단계에서 2025년 2단계로 운영하면서 배분기준을 완화해 이들 지자체가 평가에 대한 부담을 덜게끔 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를 최대 3조 원 규모로 운영하고 고향사랑기부제는 민간플랫폼의 도입을 추진하면서 지자체의 모금 자율성도 확대하게끔 하겠다는 방침인데 이들 모두가 ‘적극적 부양책’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평가가 많은 상황.
일단 지원 자체를 약속한 것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아예 없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마땅히 나타난 자연스러운 효과가 없는 상태에서 이날 정부가 밝힌 지원책이 ‘확실한 부양’을 전제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정책임을 감안하면 과연 이것이 실효성을 발휘하게 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을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