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1백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명부를 작성해 ‘민의에 의한 숙원 사업’임을 인증한 인천고등법원 및 해사전문법원의 설치법안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2대 총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 21대 국회도 임기가 두 달도 안 남은 상황인데 이렇게 임기 종료가 되면 처리되지 못한 이 안건들이 자동 폐기되기 때문이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고법과 해사법원의 설치법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에 있는데 지난달 법사위가 법안 소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한 가운데 아직 심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현 21대 국회 임기가 오는 5월 말 임기가 종료되는데 임기 종료 전에 통과하지 못한 법안 모두는 22대 국회 회기가 시작되는 동시에 자동 폐기되도록 돼 있어 인천지역사회가 실망감이 큰 상태다.
현재 고등법원은 서울을 제외해도 광역시 중엔 대전·대구·부산·광주에 설치돼 있고 특례시에 해당되는 수원에도 경기도 기반을 위한 고법이 있다.
사실상 인구 300만 내외의 대도시 중 고법이 없는 도시는 인천이 유일한 상황. 해사법원 역시 설치를 위한 법률 개정안 등이 법사위에 계류 중인데 해사법원의 경우는 인천고법 설치법안과는 사정이 좀 다르다.
인천뿐만 아니라 부산 등의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설치를 원하고 있어 의원들 간에 의견정리가 아직 안 돼있기 때문인데 두 달도 안 남은 21대 국회 임기를 생각하면 사실상 해사법원 설치법안의 자동 폐기는 거의 확정된 수순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간 인천 국회의원들은 해사법원이 선박 사고 및 선원 관련 사건, 해상보험 등을 전담 처리하는 법원인 만큼 국제공항과 항만·해경청사가 있는 인천이 해사법원의 최적지라고 강조해 왔었다.
선주업체 등 관련업계도 인천이 선주업체들의 본사가 있는 수도권에 소재한 도시인 만큼 해사법원을 설립하면 소송 당사자의 사법 서비스 접근이 유리하다며 사실상 인천에 손을 들어줬었다.
그러나 다른 해양도시의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의 지역구 혹은 광역시에 설치를 희망하는 만큼 사실상 21대 국회에서의 논의는 물건너간 상황이다.
물론 21대 국회에서 인천고법과 해사법원의 설치 법안이 아예 다뤄지지 못하는 건 아니기는 하다. 국회가 남은 기간 동안 한 차례 계획하고 있는 임시회에서 심의할 가능성 자체가 아직은 남아있기 때문.
다만 여기서도 심의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자동 폐기는 피할 수 없게 돼 이를 재 추진하기 위해서는 22대 국회에 들어간 원내 의원들이 다시 발의해야 한다.
현재까지의 상황으로만 보면 지난해 인천고법 및 해사법원 유치에 대해 무려 111만여 명의 시민 서명부를 모아 국회에 제출한 인천시로서는 상당히 힘이 빠질만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만 시로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천준호 시 기획조정실장은 “21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분위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지금까지의 국회 마지막 법안소위에서 안건이 처리된 선례들도 있기 때문에 우리 시로서는 되든 안 되든 노력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