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권을 따낸 더불어민주당의 조택상 후보(중·강화·옹진, 사진 왼쪽)와 허종식 후보(동·미추홀을)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4월 10일 치러질 22대 총선에서 서구병 선거구 신설로 총 14개 선거구가 된 인천지역 상당수의 윤곽이 정해졌다. 

총선이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몇몇 선거구에서는 유권자들의 이목을 모을 수 있는 상황도 나오기는 하지만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새 인물이 없다’는 불만도 어느정도 나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하 시당)에 따르면 전날인 6일 오후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인 배준영 현 국회의원과 겨루게 될 중·강화·옹진 선거구의 공천을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으로 확정했다.

이어 동·미추홀갑 경선에서는 현직인 허종식 의원이 최종 공천권을 따내면서 국민의힘에서 앞서 공천권을 따낸 심재돈 동·미추홀갑 당협위원장과 총선에서 겨루게 됐다.

우선 중·강화·옹진에서 민주당은 조 전 부시장이 이동학 전 최고위원과 조광위 전 인천시의원과의 3인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4년 전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배 의원에 설욕할 수 있는 기회는 일단 확보했다.

그는 21대 총선 당시 배 의원과 맞붙었는데 당시엔 배 의원이 50.28%(6만 2,484표)를 득표하면서 47.64%에 그친 조 전 부시장을 약 3천여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된 바 있어 조 전 부시장으로서는 설욕과 함께 자존심 회복을 벼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동·미추홀갑은 허 의원이 손호범 전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홍보부장과의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재선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허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인천과 별반 연관이 없는 전희경 대통령비서실 정무1비서관(윤석열 정부)과 겨뤘는데 물론 당선은 됐으나 지역에서 상당한 기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었다. (당시 6만 3,480표 48.77%)

허 의원으로서는 이번 상대는 초·중·고 모두 인천에서 나와 허 의원보다도 더 지역연고가 뚜렷한 심 위원장과 맞붙게 된 만큼 지난 총선보다도 어려운 싸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허 의원의 경우(물론 밝혀진 바는 없으나) 2021년 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돼 지난해 11월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은 바 있어 이를 감안한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서는 일종의 ‘외면’을 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은 상태다.

인천 선거구 중 앞서 언급한 중·강화·옹진처럼 ‘리턴매치’가 성사된 지역은 대표적으로 연수갑 지역구가 있다.

현직 2선인 민주당 박찬대 의원과 최근까지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을 지낸 정승연 전 위원장이 22대 총선에서 맞붙게 됐는데 박 의원과 정 전 위원장은 이 선거구에서만 벌써 세 번째 붙는 상황이다.

그중 첫 대결이었던 20대 총선에서는 박 의원이 40.57%, 정 전 위원장이 40.28%의 득표율로 표차는 겨우 214표밖에 나지 않는 초박빙의 상황 속에서 박 의원이 당선돼 흥미를 더했었다.

이후 21대 총선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이 우세했던 박 의원이 56.87%의 득표율을 기록해 비교적 여유롭게 정 전 위원장을 따돌리고 당선됐고 이후 박 의원은 연수갑 지역위원장과 당 최고위원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다만 지난 대선 이후로 해당 선거구가 보수 우세지역으로 평가되는 만큼 이번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박 의원이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지는 예단이 힘든 상태다.

리턴매치의 상황은 또 있다. 윤상현 현 의원과 남영희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지난 총선에 이어 다시 한 번 자웅을 겨루게 된 동·미추홀을 선거구다.

미추홀구 기반으로 윤 의원이 그간 탁월한 지역구 관리를 보여주며 한때는 소위 ‘팬심’까지 확보할 정도로 ‘미추홀의 맹주’임을 자처했지만 21대 총선에서는 윤 의원이 40.59%, 남 위원장이 40.44%로 불과 171표라는 당시 총선 최소 표차 기록으로 윤 의원이 겨우 이겼다.

이후 남 위원장이 오랜 기간 지역구에서 열심히 얼굴을 비춰온 부분이 유권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는지는 의문이 따를 수도 있다.

지난 총선의 경우 외연적으로는 윤 의원의 ‘신승’으로 결론이 났지만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당시 윤 의원은 당에서 컷오프되며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에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15.57%의 득표를 올리면서 표차를 그만큼 줄였기 때문.

해당 지역구 거주민들 사이에서도 어떤 당을 지지하는지를 떠나 이번 총선에서는 여전히 윤 의원의 우세를 점치는 경우가 아직은 더 많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아무래도 그런 부분을 감안한 의견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렇게 ‘리턴매치’가 된 선거구의 유권자들 일부는 ‘재미가 없다’는 등의 불만도 나온다. 당보다는 ‘새 인물’의 여부에 중점을 둔 경우라면 리턴매치의 상황 자체가 기존 지역 정치인들의 얼굴을 ‘다시보기’하는 셈이 되기 때문.

연수갑 지역구의 한 유권자는 “같은 인물이 벌써 세 번째인데 솔직히 그들이 얼마나 새로운 비전을 주겠느냐”며 “물론 ‘의정의 연속성’ 같은 장점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마치 ‘동어반복’과도 같은 식의 투표를 하라는 것 같아 흥미가 좀 떨어진다”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