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박남춘 전 인천시장에게 서구갑 출마를 요구했으나 박 전 시장 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당 안팎에서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읽히고 있다.
27일 민주당 및 야권 인사 등의 전언을 종합하면 최근 당 지도부는 박 전 시장에게 선거구 조정을 목전에 두고 있는 서구갑 선거구 출마를 요구했으나 박 전 시장이 거부하면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서구 선거구는 인구 60만을 훌쩍 넘김에 따라 갑·을 선거구를 추후 갑·을·병으로 나누는 선거구획정안이 잡혀있는데 아직 이 획정안이 공식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미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이하 획정위)가 지난해 국회의장에게 획정안을 제출했던 만큼 정치권도 획정안의 반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론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임에도 아직 공식화되지 않아 ‘없던 일’로 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 이 획정안에 대해 민주당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현재 서구갑은 청라1~2동과 가정·석남동 등 원도심이 포함돼 있는데 선거구가 조정되면 청라1~2동은 서구을로 붙기 때문에 원도심만으로 구성되고 원도심에서 민주당이 불리했던 과거를 감안해 ‘험지’로 분류될 수 있다.
민주당은 서구갑 선거구가 앞서 언급대로 국민의힘 강세지역으로 분류하는 만큼 인천시장까지 지낸 박 전 시장 정도는 되는 인사가 출마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은 앞서 서구갑과 함께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있는 중·강화·옹진군 선거구에 대해 박 전 시장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인 바가 있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은 이런 당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시장 측근에 따르면 당에서 서구갑에 대한 의사를 묻는 과정이 있었는데 거부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서구 국회의원들이 서구갑 김교흥, 서구을 신동근 의원으로 모두 같은 당 소속의 국회의원들이 현역으로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제껴가면서까지 출마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전 시장 개인의 정치적 입장에서 보면 인천시장 당선 전에는 남동갑 선거구에서 2선을 지낸 국회의원 출신인 만큼 남동갑 내지 남동을의 출마가 자신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자신이 국회의원을 지냈던 남동갑은 현재 맹성규 의원이 현역이고 최근 경선을 통해 공천을 확정한 만큼 아직 자리가 정해지지 않은 남동을 선거구가 출마에 적합하고 당선 가능성도 높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남동을은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녹색정의당 현역 의원인 배진교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기도 한 만큼 남동을 역시 박 전 시장이 출마해야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못지 않다.
박 전 시장의 측근 중 한 인사는 “만약 자신이 당 입장에서 이번 총선에 활용 가치가 없거나 적다고 판단된다면 이번 총선 출마는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는데 당 안팎에서는 다소 비판의 시선도 존재한다.
본인이 남동지역에 기반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치더라도 인천시장까지 지낸 인사가 인천 관내 지역구 출마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자신의 안위를 우선순위로 본다’는 부정적인 의견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서 만난 한 민주당원은 “박 전 시장이 과거 인천시장으로서 평가가 나쁘지는 않았던 걸로 아는데 서구갑에 출마해도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라며 “당의 요청이 아무 생각도 없이 이뤄졌을 리는 없지 않겠느냐, 일단은 당선 여부에 관계없이 ‘선당후사’의 헌신적 자세를 보일 필요도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