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지난 10월 인천의 한 장애인 활동 지원기관에서 일하던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가운데 고용당국이 이 사건에 대해 해당 기관의 ‘괴롭힘 행위’ 즉 ‘갑질’이 원인이었음을 인정했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노동계와 진보정당 등은 시민들이 뭉쳐 구성된 사건 관련 대책위원회가 오랜 기간 저항한 결실이라고 평가하고 인천시와 관할구 등에 지원기관 지정 철회 등 강력한 조치를 추가 요구하고 나섰다.
김응호 정의당 부평구위원장 및 정의당 인천시당 등에 따르면 9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활동 지원기관인 ‘A법인(사단법인)’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해당 법인 사용자의 위법 정황을 확인했다는 공문을 민주노총 산하조합 ‘다같이유니온’ 측에 보내왔다.
‘다같이유니온’은 10월 10일 해당 사업장의 사망자인 고 김경현씨의 유가족과 함께 중부고용노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을 요구했던 198개 사회단체들 중 하나다.
이후 ‘다같이유니온’은 같은날 중부고용노동청에 사업장의 근로감독 청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같은달 18일에는 진정서를 접수했는데 이에 대한 근로감독 중간결과를 공문으로 받았다는 설명이다.
공문에는 해당 사업자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조치했다는 내용과 동법 제116조(과태료) 등에 따라 조치했다는 내용이 간략히 적시돼 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 시민 등이 연대해 “더 이상 제2의 김경현씨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대책위를 구성해 투쟁하고 천막농성 등 행동에 돌입한 지 100일여 만에 중간결과가 나온 셈이다.
정의당 인천시당에 따르면 김경현씨 사망 이후 인천지역의 시민·사회·노동·사회복지·장애인 단체들은 직장 내 괴롭힘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정의당 역시 이 투쟁에 동참해 왔다는 설명이다.
시당은 “김경현씨의 사망 직후 대책위 투쟁 100일, 천막농성 돌입 50일째 되는 날에 날아든 희소식”이라면서도 “인천시와 관할구인 연수구청이 강력한 행정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와 연수구청 등 관할 지자체들은 그간 이 사건이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었는지의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행정조치는 미뤄 왔었다.
그러나 중부고용노동청이 공문으로 이를 입증한 만큼 지금 즉시 A법인에 대한 법인 설립을 취소하고, 장애인활동지원기관 지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 정의당 측 입장이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이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인천시는 A법인의 법인 설립을 취소하고 장애인 활동 지원기관 지정을 취소하라”며 보도자료에 해당 법인명을 정확히 적시하기도 했다.
시당 관계자는 “중간결과가 나왔다고 김경현씨의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사실상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민사회진영과 함께 계속 시민운동을 전게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응호 정의당 부평구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11일 오후 4시 A법인 사옥 앞에서 ‘100일 투쟁 문화제’를 예정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한편 당사자인 A법인 측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중부고용노동청의 중간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추후 이의신청도 할 계획임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