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5.18 민주화운동 폄훼 유인물 배포 논란을 빚은 허식 인천시의장에 대해 소속정당인 국민의힘이 징계 절차에 돌입하자 허 의장이 탈당계를 냈다.
민주당 시의원들과 시민사회진영 등을 중심으로 허 의장에 대한 ‘의원직 사퇴’ 요구까지 나와 허 의장을 징계처리할 수 있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관건이 됐다.
인천시의회와 국민의힘 인천시당 등에 따르면 허 의장은 심재돈 시당 윤리위원장 주재 하에 시당 사옥에서 윤리위원회를 가동하려던 7일 시당을 방문해 탈당계를 제출하고 당적을 버렸다.
당규에 의거해 탈당계가 제출 즉시 적용되는 만큼 윤리위는 가동되지 못했고 허 의장이 탈당계 체출 후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허 의장에 대한 시당 일정은 아무 일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까지 허 의장이 직접 밝혔거나 그가 기 보도된 언론들을 통해 내보인 입장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유인물 내용에 대한 찬반 입장이 없고 유인물을 보라고 했단 이유로 해당 글들을 쓰지 않은 자신이 내용까지 책임을 질 이유는 없기 때문에 아무 잘못이 없으며 탈당은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결정했다는 것.
그러나 시민사회는 허 의장의 이러한 입장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의장직은 물론 의원직까지 사퇴하라는 식의 반응을 일제히 내놓고 있다.
현행 적용중인 5.18 특별법 제8조에는 ‘5.18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자에 대해서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조항이 적시돼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시민단체는 허 의장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는 행동에 돌입하는 것은 물론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평복연 관계자는 “(고발 등 조치는) 최대한 서둘러 진행하겠다”고 했다.
심재돈 국민의힘 시당 윤리위원장은 “허 의장이 윤리위를 가동하기 직전에 탈당계를 제출했고 (당규에 의하면) 탈당계를 낸 즉시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윤리위를 가동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런 시당 입장에 대해 “개인의 일탈 정도로 치부하겠다는 의도로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윤리특별위원회를 가동해 허 의장에 대한 징계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에 입을 모으고 있다.
만약 윤리특위가 가동되면 허 의장은 의장직에 있다 해도 시의회에서 최고 ‘제명’의 징계까지 받을 수는 있다. 따라서 관건은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에 따라 달려 있다.
윤리특위가 가동될 경우 국힘 시의원들의 선택지는 사실상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냉정히 보면 이제 자신들과 같은 소속이 아닌 만큼 물의를 일으킨 의원에 대해 손절할 것이냐, 아니면 사실상 자신들과 같은 소속으로 인정해 ‘옹호’를 할 것이냐다.
반면 시의회 내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 중 일부가 허 의장을 옹호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그런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차후 이들이 윤리위에서도 같은 자세로 일관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만약 시의회가 허 의장을 윤리위에 회부해 징계를 결정하려면 올해 첫 회기 내에 모두 결론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3일부터 열리는 올해 첫 의회는 2월 5일까지 열리고 다음 번 회기는 2월 23일부터 3월 8일까지인데 시의회가 허 의장을 ‘의원직에서까지 제명’하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2월 말 내로 처리돼야 총선에서 보궐선거가 가능하기 때문.
그러나 아직까지 인천시의회 내부에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보이지는 않고 있다. 민주당 시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연이어 기자회견을 하며 허 의장을 규탄했지만 허 의장을 윤리위에 회부하겠다는 등의 적극적인 결정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