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내 인증 기독교 교단들로부터 공식적으로 ‘이단종교’로 불리고 있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가 인천 중구에 사실상의 종교시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들고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의 대유행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반 사회적인 사건을 일으킨 데다 이후 이를 은폐하려 하는 등 논란으로 사실상 ‘반 사회적 단체’ 이미지까지 있는 신천지의 시설이 주변에 들어오는 것에 주민들이 상당한 반감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스통신>이 28일까지 신흥동 주민들과 중구청의 취재 내용 및 신천지 단체가 전달한 보도자료 등을 종합해 보면 신천지는 2013년 12월 인천 중구에 소재한 옛 인스파월드 건물(신흥동3가 31-35·37)과 토지를 매입한 뒤 자신들의 활동에 이용하려는 사실이 알려져 주민들과 팽팽한 갈등 구도가 형성돼 있다.
이는 20일 신천지 측이 제1중구청사 앞에서 신도 3천여 명을 모으고 시위를 벌이며 지역사회에 알려졌는데 신천지는 이 시위 전 시점인 12일 인천시 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안과 관련된 행정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중구청이 인스파월드 건물 4층의 용도를 기존 운동시설에서 ‘문화 및 집회시설’로 변경해 달라는 신천지의 용도변경 신청을 허가해 주면서 문제가 커졌다.
당시에는 큰 무리 없이 허가 절차가 진행됐던 것으로 보이는데 단순히 보면 민간단체가 민간 건물을 자신들의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였던 만큼 중구청으로서는 굳이 위법 논란을 만들 이유가 없고 문제가 있으면 착공 절차에서 막으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뒤늦게 이를 파악한 주민들은 중구청의 이러한 허가가 의도적(주민들 중에서는 구청 내에 신천지 신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경우가 있음)이거나 신천지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게 아니냐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나선 상태다.
원칙적으로 문화·집회시설로 인가 받은 곳에서는 종교 집회를 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으나 출입자 신분을 지문인식 등으로까지 확인한다고 알려진 신천지의 폐쇄성을 감안하면 건물 안에서 종교집회를 해도 단속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스파월드 인근의 한 아파트 입주자단체 측 관계자는 “그간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전국적으로 신천지가 문화·집회시설로 신고한 시설에서 종교집회를 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 건물에서도 결국 신천지가 종교집회를 할 우려가 있는 만큼 구청의 허가는 전면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천지는 2008년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소재 9층 규모의 상가 건물을 문화·집회시설 등으로 건축허가 받았으나 2020년까지 종교집회 등으로 불법 사용하고 2018년에는 부산시 동구 범일동 소재 7층 규모의 교육시설 용도의 건물을 종교시설로 불법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바가 있다.
이전부터도 이단 논란 등으로 대외적인 이미지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던 데다 코로나19 시국 전후로는 더더욱 이미지가 안 좋아진 신천지를 자신들의 거주지 인근에 수용할 수 없다는 결심을 한 주민들을 중심으로 여론이 모였다는 것이 중구 원도심 주민의 전언.
이 주민들은 신천지가 해당 건물에서 집회를 할 수 없게 행정적으로 막아달라는 요청을 중구청에 제기함과 동시에 ‘신천지 저지’라는 주제의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까지 8천 명 정도의 주민이 서명부에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흥동과 동인천역까지를 아우르는 중구 원도심은 한국 최초의 교회인 내리교회를 중심으로 감리회와 장로교, 성공회 등 계열의 역사 깊은 교회에 출석하는 신도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들을 중심으로도 반발의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상태다.
중구지역의 한 교회에서 사역중인 한 성직자는 “중구청이 절대 허락해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실제 사역중인 교회에서도 신천지 저지를 위해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기도하는 등 반발의 움직임은 분명하다”며 교인들의 활동을 통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반면 신천지 측은 각 매체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 일부 단체의 반대로 종교시설로의 건축허가를 받지 못한 건물을 제2종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건축허가를 받은 것인데 일부 주민들이 종교집회를 할 거라는 예단을 한 데 이어 중구청이 착공허가를 하지 않는 등 불합리한 행정을 하고 있다”며 주민 여론에 ‘사실상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해당 건물은 향후 종교 시설로 사용하지 않을 것인 만큼, 일부 종교세력의 주장에 매몰되지 말고 합법적이고 공정한 행정을 할 것을 중구청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앞서 언급대로 신천지가 기 매입한 건물에서 불법적으로 종교집회를 한 사례가 확인된 상황에서 신천지 측의 ‘종교시설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일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무리라는 여론이 더 중론화돼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도 사실이다.
굳이 <뉴스통신>이 애써 취재해 밝힐 것도 없이 ‘시민의 대표자 모임’이 되는 중구의회에서조차 신천지 건물의 허가 반대 및 취소 요청 등이 공식성명으로 나오고 있으며 주민들도 중구 원도심 일대에 현수막까지 달아 신천지의 시설 조성을 적극 반대하고 있는 정황들이 눈으로도 쉽게 확인되고 있기 때문.
실제 인천 중구의회는 8일 이 건물에 대한 용도변경 허가를 재검토하라는 내용의 공식성명을 내고 “그간 신천지의 불법적 포교 활동 사례와 주민 우려 등 지역 불안을 좌시할 수 없는 만큼 용도변경 절차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중구청은 용도변경 절차는 어려운 절차가 아니지만 착공은 인근 주민 여론을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며 착공 허가 역시 해당 여론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하루에도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반발 민원을 다수 넣고 있는 입장에서 조치 없이 허가를 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신천지 측이 행정심판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행정심판 결과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초지자체인 중구보다 상위권한을 가진 법적심판 결과라면 당연히 따르겠지만 구청 차원에서는 절대 허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갖고 합법적 범위에서 최대한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신천지는 중구의 이런 행정이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자신들이 직접 행정심판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제 위법 여부는 신천지나 중구가 아닌 ‘사법당국’이 판단할 일이다.
한편 이 사건을 계기로 신천지가 해당 건물을 매입할 당시 건물 세입자들을 상대로 일종의 ‘갑질 행위’로 해석될 수 있는 행위를 했던 정황도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당시 신천지와 임차인들 사이에서 벌어진 소송을 통해 확인된 바로는 신천지 측이 이 건물을 매입한 뒤 건물 세입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대차보증금 약 15억 6천여만 원은 지급하지도 않은 채로 이들을 내쫓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을 내쫓는 과정에서 지급할 보증금의 총 규모보다도 더 많은 20억 원을 들여 용역을 동원했던 사실이 알려져 지역사회에서 비판의 시선이 꽤 강하기도 했었다.
신천지는 세입자들을 모두 내보낸 뒤 2015년과 2016년 그리고 올해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종교시설로 용도변경 신청을 했으나 중구는 허가해주지 않았다. 이에 신천지가 이 문제를 법원으로 끌고 갔지만 법원은 공공복리에 어긋난다는 판단으로 이들의 편을 들지 않았다.
신천지 측이 이미 세 번이나 종교 시설로 조성하려 했던 의도를 드러낸 만큼 ‘문화·집회시설’로 용도변경을 하려는 것을 ‘꼼수’로 보고 있는 주민들의 주장에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한편 신천지는 국내 주요 인증 기독교 교단들(감리, 장로, 성결 등)로부터 이단(사이비) 결의가 돼 있는 상태다. 신천지와 관계돼 있는 경우를 제외한 국내 주요 매체에서도 ‘이단’으로 적시돼 보도되고 있음을 감안, <뉴스통신> 역시 해당 기준을 준용해 ‘이단’으로 적시했음을 밝혀 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