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효창공원역 인근 한 음식점을 방문, 짜장면을 먹고 있다. (사진 출처=송 전 대표 페이스북 계정)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검찰이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하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결국 구속키로 하고 신병확보에 나섰다. 

송 전 대표가 8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 전후 시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정에서 억울함을 밝히겠다”고 언급한 만큼 이후 재판 등 과정은 그가 구속된 상태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송 전 대표에 대해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배경은 ‘금권선거’라는 사안과 휴대전화 폐기 등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측 관계자는 “자신의 정치적 지위를 이용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선거인들을 매수하기 위해 제공한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범행이 공당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둔 그해 3월과 4월에 걸쳐 총 6,650만 원이 든 돈봉투들을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그는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박용수 전 보좌관과 공모해 그해 4월 27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윤관석 의원(현재 무소속)에게 국회의원 교부용 돈봉투 20개(봉투 당 3백만 원씩 6천만 원 상당으로 파악됨)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 지금을 위해 송 전 대표가 당해 전당대회 며칠 전 시점이 되는 19일 경선캠프에서 스폰서로 지목된 기업가 김모씨로부터 부외 선거자금 5천만 원을 받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검찰이 내린 조사와 판단이다.

또 당해 3월 말 경선캠프에서 이성만 의원(현재 무소속)으로부터 선거자금 1천만 원을 받고 이후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지역본부장들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총 650만 원이 든 돈봉투를 살포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더불어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으로 지목된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7억 6,3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검찰은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중 송 전 대표가 당해 전당대회 후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받은 4천만 원은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소각처리시설 신·증설 추진과 관련해 인허가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과 함께 받은 뇌물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모두 합치면 검찰이 송 전 대표에 대해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보는 액수로 8억 2천만 원 정도인데 여기서는 일부 지역본부장과 지역상황실장들에게 전달된 돈봉투 관련 혐의나 식비 대납 의혹 등은 포함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이 내용들은 송 전 대표가 지시했거나 공모했는지 등에 대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뒤 프랑스 파리에서 그랑제콜 방문연구교수로 활동하다가 4월 경부터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급히 귀국했다.

귀국 후에는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자진출두를 하기도 했으나 당시 검찰이 이를 거부했는데 8일 소환조사에서는 진술거부권 즉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보수 성향의 언론에서 일제히 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송 전 대표는 보수매체들의 지적에 대해 “윤석열 정권의 검찰을 신뢰할 수 없지 않는 상황에서 헌법이 부여한 국민의 권한을 행사한 것뿐”이라며 “억울한 점은 판사 앞(법정)에서 소명하면 되는 일”이라고 반박해왔다.

이어 “전당대회는 정당의 자율성이 보장된 것인데 검찰 특수부가 이렇게까지 수사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현 검찰의 조사가 부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당시 조사에서는 검찰이 제공하는 식사도 전면 거부하고 외부에서 식사를 하는 등 반감의 자세를 일관되게 보여주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 계정에 서울 효창공원역 인근 중화요리집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올리면서 “(구속) 영장 청구가 됐다, 변호사들과 실질심사 잘 준비하겠다”, “구속영장청구와 관련해 14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할 예정”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검찰이 8일 소환조사로부터 며칠 안 된 시점에서 일사천리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13일 현재 시점에서는) 검찰의 주장대로 ‘금권선거 + 불법정치자금’의 범죄일 수도 있고 송 전 대표의 주장대로 ‘검찰의 기획수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는 하다.

다만 총선을 몇 달 앞두고 송 전 대표의 의혹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그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조사에 매우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한 점을 들어 일종의 ‘괘씸죄’도 함께 적용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