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사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해양경찰이 경정 이하 계급 경찰공무원의 기본급 인상 및 현장직원 충원율 증가분에 따른 인건비를 ‘자구책’으로 메우게 된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해상 치안에서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청이 올해 인건비 예산을 잡은 결과 총 8,994억 원으로 책정됐지만 현 상태로는 직원들에게 지급할 급여가 약 300억 원 정도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경은 올해 초 경정 이하 계급 공무원의 기본급이 인상됐고 현장직원 충원율이 지난해보다 증가함에 따라 이같은 부족분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로인해 해경이 마련한 자구책으로는 외국어선이 조업을 잘 하지 않아 ‘휴어기’로 부르는 지난 7~8월에 중·대형 함정 2척이 투입되던 경비구역을 1척만 운항토록 했다.

또 올해 하반기 소방과 형사기동 등 일부 분야 함정 운항도 상반기보다 최대 50% 축소시켰고 매달 40여 시간의 항공대 교육 시간 역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절반으로 줄였다.

이처럼 자구책이 ‘치안활동 축소’의 내용으로 집중됨에 따라 정치권에서도 해상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데 실제 지난 10월 해경청 국정감사에서는 감시역량이 떨어져 출동 지연으로 인한 치안공백을 우려하는 의견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해경청은 내년에도 인건비 100~150억 원의 부족분을 예상하면서 ‘초과근무 월별 총량제’라는 사실상의 치안활동 축소 자구책을 내놓고 있어 일각에서는 논란도 되고 있다.

함정과 파출소 등 현장직원들은 필수적으로 초과근무 시간이 발생하는데 이를 제한할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현장의 의견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

그러자 해경은 논란의 시선을 감안한 듯 초과근무를 무조건적으로 줄이는 건 아니라며 중국어선과 밀입국 단속 등이나 기타 수사 등 초과근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분야는 강화하겠다며 해명에 나섰다.

해경 측은 “표준시간 범위에서 근무하는 체계를 만든다는 것인데 꼭 ‘필수’라고 여기지 않아도 된다”며 “필요없는 근무시간은 줄이고 필요한 분야는 강화하겠다는 것이 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해경들 사이에서는 “미숙한 행정으로 인건비 계산을 잘못해 놓고 이 문제를 하위직 경관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