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전승 행사를 확대하는 분위기지만 아직 그 이면엔 이 작전에 희생됨은 물론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 월미도 원주민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12일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이날 대책위는 인천 중구 월미공원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희생된 월미도 원주민을 추모하고 작전에 의해 내쫓겨진 주민들의 귀향을 바라는 추모제를 열었다.
행사는 희생자에 대한 추모 공연과 묵념, 헌화 그리고 당시 작전에 희생돼 내쫓긴 주민들을 위한 귀향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자리로 열렸다.
매년 위령제를 진행해온 대책위는 올해부터 인천시 등에 원주민들의 귀향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자는 의미로 행사 명칭부터 위령제에서 추모와 귀향을 염원 행사, 즉 ‘추모제’의 성격으로 바꿨다는 설명이다.
대책위의 한인덕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희생이 불가피했고 그건 우리가 70년의 세월을 버틴 자부심이기도 하지만 이젠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폄훼하거나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님을 시민들께서도 알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당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에 의해 지휘됐던 인천상륙작전은 당시 전황이 어려웠던 한국군의 상황을 단숨에 역전 시키는 기폭제로 평가 받아 왔지만 그 이면에는 오래도록 감춰진 아픔이 있어왔다.
그러던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2008년 ‘월미도 미군 폭격 사건 진실규명결정서’를 통해 인천상륙작전을 위한 미군의 폭격으로 월미도에 살던 민간인들 1백여 명이 집단 희생됐다고 밝히며 인천시에 위령사업 등을 권고하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하지만 인천시는 위령제 예산 외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오다 2020년 5월부터 피해 주민 37명 중 인천 거주가 확인된 25명에게 매달 25만 원씩 생활 자금을 지원하고 이듬해 희생자 위령 비를 조성하는 등의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제는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이 관철된 실질적인 귀향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제반적인 (행정 상) 문제들이 걸려 있다는 것이 인천시의 설명.
그나마 대책위는 일단 지역 국회의원의 노력은 약속 받은 상태다. 인천 중구·강화·옹진이 지역구인 배준영 국회의원(국민의힘 소속)은 “월미도 원주민 분들께서 삶의 터전을 잃고 73년 동안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살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지역구 의원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