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난해 8월 발표했던 행정체제 개편안의 개요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현 ‘2군·8구’ 행정체제에서 1구를 늘린 ‘2군·9구 개편안’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가운데 빠르면 이달 초 행안부가 입법예고 절차를 밟고 의견수렴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4일 행안부와 인천시 등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해 보면 행안부는 조만간 ‘(가칭)인천시 제물포구, 영종구, 검단구 3개구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키로 함에 따라 빠르면 수일 내로 이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법률안은 지난해 8월 유정복 시장이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안’을 선언하면서 공식화한 것으로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후보 시절 언급한 바 있는 내용이기도 했으며 취임 직후로도 “미래의 행정수요 대응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해온 바다.

세부 내용은 인천 중·동구의 경우 중구 원도심과 동구지역을 제물포구로 통합하고 영종지구를 영종구로 분할하고 인구 60만의 서구는 아라뱃길을 기준으로 검단신도시 일대를 검단구로 분구한다.

이렇게 되면 중·동구는 관할지역이 바뀌는 대신 2구 자체는 유지되나 서구는 서·검단으로 분구돼 결과적으로 1개 구가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그러자 지역사회 일각 및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인구 50만의 남동구에 대해 논현구 분리를 주장하거나 원도심과 신도시 간 정서 차이를 이유로 송도구의 분구 등이 주장되기도 했으나 주민 수용성 등이 인증되지 않은 등 이유로 이번 행정체제 개편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행안부는 인천시의 행정체제 개편안을 조만간 입법예고하고 정부 차원에서 시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통상적으로 의견 수렴기간은 40일이고 이후에는 해당 법률안에 대해 중앙부처 의견 및 협의 과정을 거쳐 법제처 심사를 받게 된다. 만약 이 두 과정에서 이의가 없다면 국무회의 심의 등 과정을 거쳐 국회에 제출돼 심의를 받게 된다.

다만 이 과정은 현재로서는 빨라봐야 올해 말 경으로 예정돼 있고 실제 적용은 2026년 정도가 될 예정이어서 주민들 입장에서는 아직 체감이 크지는 않은 상태지만, ‘정치권’에서는 민감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미 정치권은 지난달부터 내년 4월 총선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사실상 지금부터 ‘총선전’이 시작된 셈인데 이를 전제하면 이 법안이 국회 심의를 받는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릴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행안부와 인천시는 해당 절차에 대한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전제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입법예고는 물론 중앙부처 의견 및 법제처 심사 등에도 각각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어서 이것이 인천시의 바람대로 빠르게 처리될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

여기에 내년 총선을 의식해 정치권에서 이 법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찬반양론이 갈릴 수도 있다. 1개 구가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선거구가 늘어나게 돼 있고 해당 지역의 선거구획정이 어떻게 되느냐 등은 정치권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

인천의 최근 사례를 언급하면 당초 서구와 강화가 묶여있다가 개편된 중·동·강화·옹진지역(현재 중·강화·옹진)의 선거구를 두고 여야간 이해관계가 충돌한 바가 있었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중·동·강화·옹진’으로 합구됐다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가 재획정되며 지금의 중·강화·옹진으로 확정됐는데 변화의 과정 속에서 의원 수 한 석을 어느 당이 가져가느냐가 바뀌는 만큼 여야가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바 있다.

이번에도 서구와 검단구가 분구될 경우 현재 서구갑·을의 두 석인 서구(현재 기준)는 향후 최소 1석은 늘어나게 되는 만큼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한편 시는 행안부와 19일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주민토론회를 개최해 이 자리에서도 주민 의견을 청취할 예정인데 현재 분위기로 보면 일종의 ‘과정’, 즉 일종의 ‘요식행위’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언급대로 아직 주민들 사이에서 ‘체감’되는 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10개 군·구의 기초지자체가 300만(정확히는 298만) 인구를 담당하는 상황은 행정수요에 대한 대응에 미흡하다고 판단된다”며 “행안부가 일단 크게 공감한다고 보기 때문에 총선 전에 시 역량을 동원해 완료될 수 있게끔 노력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과 인구 규모가 가장 비슷한 한국의 도시는 부산이 있다. 현재 330만 규모인데 이를 받쳐주는 기초지자체는 총 16개(15구 1군)다.

다만 부산은 인구가 감소세에 있는 상황인 반면 인천은 증가세 추세가 짙다. 때문에 인천의 지역사회 일각에서도 “인구 증가에 따른 행정수요에 대한 향후 준비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현재 인구 수가 많은 남동·부평구 등에 대한 분구 등이 주장돼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