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지역의 ‘가족돌봄 청년’에 대한 복지 지원이 ‘미흡’ 수준을 넘어 ‘빈약’한 상황으로 나타나면서 인천시의회에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9일 인천시의회 제289 임시회의 1차 본회의에서 유경희 시의원(부평2, 민)은 “인천시는 복지 사각지대 지원을 위한 정책 의지와 복지업무를 책임질 ‘컨트롤타워’가 있는지 (시민들께서)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돌봄 청년’이란 장애나 질병 등의 문제를 가진 가족을 돌보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청소년과 청년을 말한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4월 발표한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삶에 대한 불만족도는 일반청년의 2배 이상, 우울감은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자식으로서 당연하나 미래를 준비하는 20대 청년으로서 또래들과 다른 일상과 매사 부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제 자신을 하루하루 죽여가는것만 같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지난달 시 홈페이지 열린시장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유 의원의 경우 지난해부터 가족돌봄청년의 어려움 및 지원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 올해 토론회 진행 및 조례 제정 등 제반사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의원은 이 과정 중 인천시 가족돌봄청년의 실태를 확인하고 지원사업 등을 건의하고자 했지만 시에 관련 부서가 5개나 있음에도 이 부서들 모두 공통적인 의견은 ‘담당부서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를 전제하면 복지사각지대에 방치된 인천의 가족돌봄청년은 담당부서가 없어 위기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방법이 없고 시는 담당부서를 지정할 의지도 아직 없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지난 7월 보건복지부가 가족돌봄청년 지원 사업 추진을 위해 공모를 통해 17개 시도 중 12개 시도를 선정했으나 인천시는 신청조차 하지 않았던 사례가 있었다. 물론 그 후 추가공모에 선정된 것은 다행이긴 했다는 평가다.
유 의원은 “우리 시가 이러한 경우가 이번 한 번이 아니라 3월 복지부의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 공모에서도 인천시는 탈락했는데 이 때도 담당부서 선정의 문제 등이 나타나면서 시가 적극적인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인천시가 다른 시·도와 달리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이라는 직함이 있지만 복지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일종의 ‘콘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은 하고 있는 건지 의구심을 보낼 수 있는 부분이다.
유 의원은 “더 늦기전에 우리 인천시도 가족돌봄의 책임을 안고 성장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지원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제도 정비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가족돌봄청년’ 문제와 관련, 만약 청소년기 혹은 청년기에 가족돌봄 부담을 져야 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이어지면서 가족돌봄청년 당사자의 생애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당사자가 아픈 가족의 돌봄뿐만 아니라 생계비와 의료비라는 무거운 책임까지 안게 돼 학업을 이어가기 어렵고 진로 준비도 힘들어지면서 결국 청년 개인의 생애가 빈곤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