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욱 기자
부천아트센터 만석 테스트 현장
(뉴스통신=조항욱 기자) ‘부천아트센터’가 클래식 공연 최적화 홀로 평가되면서 국내 3대 클래식 전용 홀을 목표로 삼은 부천시의 청사진에 파란불이 켜졌다. 이에 <뉴스통신>은 최근 진행된 건축음향 측정 테스트에 대해 살펴본다.
▲지자체 최초 만석 테스트…국내 3대 클래식 전용 홀 ‘파란불’
만석(滿席) 테스트는 공연장에 관객들을 채우고 음향 테스트를 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공연과 다를 바 없는 유의미한 관객 수를 채우면 만석으로 간주한다. 이번 만석 테스트는 국내 지자체 최초로 진행됐다.
전체로 따져도 삼성전자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 이은 국내 두 번째다. 우리나라에서의 만석 테스트는 상주단체 존재 여부 및 관객동원 문제로 진행에 한계가 있었다. 시는 이 같은 문제에 적극 대응,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는 공연 실황과 같은 조건을 갖춘 뒤 진행된다.
이를 통해 도출한 값이기에 실제 공연장 수준 정립 및 발전에 도움을 준다. 반면 공석 테스트는 공연에 대한 관객의 솔직한 평가를 반영할 수 없어 고유의 음향적 특징을 정확하게 정립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미국·유럽과 같은 클래식 선진국은 공연장 건립 후 실제 공연 조건으로 이뤄진다.
특히 부천아트센터는 각 공연 장르의 필요·요구 특징에 맞춰 음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우리나라 최초의 능동형 공연장이다. 또한 세계 최초로 설치한 ‘이중 반사판’을 통해 각각의 장르에 맞는 음향은 물론 예술성을 구현할 수 있어 ‘한국 공연장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부천아트센터 만석 테스트 음향 측정 장비 설치 장면
▲물리적·청감 평가 정확한 결과 도출 위한 ‘꼼꼼한 테스트’
측정은 부천아트센터 건립 건설관리(음향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삼선엔지니어링 건축음향 연구소 관계자들이 맡았다. 측정 방법은 물리적 평가 및 청감 평가 등으로 진행,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고자 노력했다.
물리적 평가는 잔향시간이나 음압레벨과 같은 물리량에 의한 평가, 음악가와 관객들 참여하에 음향 측정 장비를 통한 측정 등을 말한다. 청감 평가는 친밀감·생동감과 같은 심리 량에 의한 평가, 음악 감상 후 청감 평가 실험지 작성 등을 뜻한다. 연주자와 관객들의 청감 평가로 이뤄졌다.
음향 측정 및 청감 평가는 실제 연주를 토대로 전개됐다. 지휘 최정우·박혜산, 연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올라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3곡,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엘가 위풍당당 행진곡 1번을 선보였다. 음향 측정 장비는 1층 5곳, 2층 4곳, 3층 2곳, 무대 3곳에 설치됐다.
각각의 지점에서 측정이 진행됐다. 관객들은 공연 감상 후 사전에 주어진 평가 실험지의 각 문항에 맞춰 의견을 제시했다. 측정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자 오케스트라 공연 시 기본 모드인 주 반사판(높이 14m), 보조 반사판(높이 13.2m), 배너 커튼 미설치 등이 측정 조건으로 갖춰졌다.
부천아트센터 만석 테스트 측정 지점에 설치된 음향 수음 장비
▲건축음향 측정 결과 ‘클래식 공연 최적화’음향조건 구현
측정 결과 풍부한 울림의 잔향시간(T30) 평균 2.25초, 높은 면밀 도 가진 벽체·천장·바닥 구성으로 음의 온기 확보, 형태와 측벽 반사음 확보로 좋은 공간감 구현, 음악공연에 필요한 정적도 확보’로 나왔다.
‘클래식 공연에 최적화’된 음향제 조건을 구현한 것이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결과는 ‘잔향시간(T30) 평균 2.25초’이다.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풍부한 울림’을 느끼는 최적의 수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음악을 느낄 때 잔향시간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측정을 진행한 김남돈 삼선엔지니어링 대표는 “풍부한 울림은 콘서트홀의 수준을 평가할 때 살펴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며 “부천아트센터는 저음역대의 충분한 반사, 음으로부터 둘러싸인 공간감, 연주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낮은음·높은음 모두 들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부천아트센터 음향은 건축음향 권위자인 나카지마 타테오와 그의 소속사인 영국 애럽사가 담당했다. 콘서트홀은 부천아트센터 메인홀로 슈박스를 기본으로 빈야드 혼합형태로 지어졌다. 객석은 벽면의 충분한 반사를 통해 높은 공간감과 음의 세기를 확보할 수 있는 슈박스 형태로 만들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