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옹진군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준공을 완료했거나 예정에 있는 섬 지역 공립 요양원에 대한 사업자를 찾지 못하면서 주민들에게 “건물만 지어 놓고 후속 조치가 없다”는 등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28일까지 6차례에 걸쳐 연평도와 대청도, 덕적도와 자월도 등의 공립 요양원 총 100여 명(섬 지역 도합)을 수용할 수 있는 공립 노인 요양원 4곳의 위탁 운영자(위탁 기간 5년)를 구하는 공고를 내왔다.
이중 자월도와 연평도에 건립한 요양원은 지난해 6월과 10월 약 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물은 올렸고 대청도와 덕적도 요양원 역시 올해 상반기 내로는 모두 준공을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건물은 말 그대로 ‘건물만 올라간 상태다. 조속히 위탁 운영자 선정을 해서 요양원을 가동시켜야 하지만 이에 응하는 사업자가 지금까지도 없기 때문.
옹진군에 따르면 6번의 공고 모두 최근 공고의 마지막 날인 10일까지도 위탁을 맡겠다는 사업자는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의향을 보인 사업자가 있긴 했었다는 것이 옹진군 측 설명이지만, 실제 공고의 지원으로 이어지지 않은 만큼 현재 시점에서 의미는 결국 없게 됐다.
당초 옹진군의 공고는 요양원 4곳을 한꺼번에 맡을 사업자를 찾았던 것이었지만 수 차례 공고를 진행하며 ‘어렵겠다’고 판단한 이후 최근 공고에서는 1곳만 운영 가능한 사업자가 있으면 그것도 허용하겠다며 공고 요건을 크게 완화했으나 이마저도 전혀 소득이 없었다.
섬 거주민 가운데 80대 이상의 고령 인구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섬 지역이 사실상 ‘노인 돌봄’에 대한 사각지대가 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는 셈이다.
물론 옹진군이 지난해 10월 의회를 통해 위탁 운영자에게 1년 간 경비를 정원 대비 최대 60% 내에서 지원할 수 있는 조례까지 제정했음에도 자격이 충족되는 사업자들 중 그 누구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돌봄이 필요한 섬 노인들은 건강 관리 차원에서라도 정기적으로 요양원에 입소해야 하나 섬 지역은 요양원이 아예 없거나 부족한 관계로 인천 육지까지 배를 타고 멀리 나와야 하는 상태다.
최근 옹진군의 자체 조사를 통해서도 요양원 입소가 필요한 주민이 각 면마다 5명 내외로 추산된다는 통계가 있지만 옹진군 내 노인 요양원은 백령도와 영흥도의 요양원 2곳뿐이고 그나마도 공립리 아닌 ‘사설’이다.
옹진지역이 원래부터 노인 인구가 많았음을 상기해 보면 이 같은 대책 마련에 대한 ‘장기간 무심한 행정’ 혹은 ‘(무심하지 않았더라도) 장기간 부족한 수준의 행정력’ 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장시간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젊은 세대들에게도 버겁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령의 노인들이 경제적인 부담은 물론 신체적 부담까지 지어가며 요양원을 오가야 하는 것이 되는 만큼 옹진지역 차원에서도 문제로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섬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예 옹진군이 직영으로 요양원을 운영하라는 목소리도 내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라”는 주문을 하며 옹진군의 소극적인 듯한 행정을 성토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옹진군은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다며 위탁 공고를 또다시 내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위탁 사업자를 찾은 북도면 요양원의 사례를 비춰봤을 때 위탁에 응할 사업자는 나타난다는 논리다.
옹진군 측은 “지원까지는 안 했어도 시설 운영을 문의하거나 의향을 밝힌 법인들이 있었던 만큼 다음 공고에서 위탁 사업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옹진군이 언급한 북도 요양원은 역시 4차례나 공고를 내고 8개월 여 만인 지난 2월 위탁 사업자가 가까스로 선정됐었다. 이를 비춰보면 옹진군은 공고만 계속 내겠다는 것으로 이미 지어진 요양원 건물을 언제 가동할 지에 대한 대답도 못 주고 있는 셈이다.
한편 지난달 기준 옹진군 전체 인구는 총 2만 506명으로 이 가운데 만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약 30% 선인 6,185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