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찬식 기자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에 위치한 고려궁지 전경
(뉴스통신=문찬식 기자) 고려 궁궐과 조선 유수부가 있던 인천시 강화군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곳곳에 문화제가 산재해 있다. 이에 <뉴스통신>은 강화지역에 분포돼 있는 문화재를 살펴본다.
▲국난 극복 및 역사의 현장...‘고려궁지’
사적 제133호인 ‘고려궁지’는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북문길 42번지 관청리에 위치, 공휴일과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고려가 강화로 왕도를 옮기면서 각 도의 백성들을 동원해 1234년 고려 고종이 궁전, 사찰, 격구장 등의 시설 일체를 지어 개경에 있는 것과 같은 이름을 붙였다. 정궁 외에도 행궁·이궁·가궐 등 많은 궁궐이 있었다.
정문은 승평문이, 양쪽에 삼층루의 문이 두 개 있었고 동쪽에는 광화문이 있었다. 1270년 개경으로 천도하면서 폐허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 들어서 세종 14년 판중추원사 최윤덕과 신상이 강화를 방문했다.
이들은 강화도호부 성을 살펴본 후 옛 궁궐터 고려궁가 배지평 보다 더 좋다며 척량 : 측량까지 한 다음 축조하게 함으로써 현재의 강화도호부 관청을 고려궁지에 지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천시 유형 문화재 제25호인 동헌 전경
병인양요가 일어난 1866년 고종 3년 병인년 10월 6일 강화도에서 입은 피해를 보면 내성에서는 행궁의 전각인 장녕전, 만령전, 외규장각과 강화부 객사, 관청 건물이 불타 없어지고 이방 청만 온전하게 남아 있다.
이와 함께 백성들이 사는 민가의 절반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때 고려궁지까지 모두 교란돼 유적을 찾기 어렵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화유수가 근무하던 ‘동헌 및 이방 청’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25호인 ‘동헌’은 고려궁지 내에 위치, 관광객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
1627년 인조 5년 정묘호란 당시 강화로 피신했던 인조, 재위가 강화를 다스리는 관리의 관직을 종2품 부윤에서 정2품직의 유수로 승급시켜 그때부터 조선시대 말까지 강화유수가 근무하던 곳이다.
영조 45년 강화유수 황경원과 현윤관이 덕이 밝고 성의가 있는 집이라 명명했으나 지금은 ‘명위헌’ 위엄을 밝혀야 한다는 뜻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명필인 윤순이 중국 북송 미불의 미남 궁체 흐릿하게 처리하는 수로 글씨를 썼다.
용이 구름을 얻어 하늘로 올라 간다는 뜻의 용흥궁 전경
많은 변형이 이뤄진 건물로 1977년 고쳐지었다. 고려궁지 내에 있는 ‘이방 청’은 효종 5년 강화유수 정세규가 세운 건물이며 정조 7년 강화유수 김노진이 내부를 고친 뒤 계홀당 경솔함이 없어야 된다는 뜻이라 이름 붙였다.
이방·호방·예방·병방·형방·공방 6방의 건물 중 이방 청으로 지방관리 대표자인 이방이 여기서 인사·비서·고과 관계의 실무 등을 봤다. 고종 3년 병인양요 때도 소실되지 않았으나 많은 변형이 이뤄졌다고 한다.
▲철종이 살던 궁과 근대 교회의 건축사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20호인 ‘용흥궁’의 지정 가옥은 4동이고 지정 면적은 2,497㎡이며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동문안 길21번길 16-1번지 관청리 에 위치한다.
1844년 헌종 10년에 민진용 모반 사건에 연루된 철종, 재위 이원범, 개명 이변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살던 곳이다. 1849년 헌종 15년 6월까지 약 5년 동안 살다가 이곳에서 조선 제25대 국왕이 됐다.
1853년 철종 4년 강화유수 정기세가 철종이 즉위하기 전에 거주하던 사저를 허물고 지금의 모습으로 새로 지었다. 따라서 사저의 이름도 왕이 거처한 곳이라 하여 궁 宮 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고종 37년 11월 15일 건립된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전경
용흥은 용이 구름을 얻어 하늘로 올라 간다는 뜻으로 이곳에서 왕이 배출되었음을 상징한다. 사랑채 왼쪽 계단 위의 중문에 올라서면 비각 안에 ‘철종잠저구기’라는 글이 적혀 있는데 철종이 머물던 곳이라는 표시다.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관청길 22번지 관청리에 위치한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사적 제424호)은 1900년 고종 37년 11월 15일 건립된 동서 길이 10칸, 남북 길이 4칸인 한식 중층 건물이다.
이 성당은 서양의 바실리카식 교회 건축 공간 구성을 따르고 있으나 한식 목구조와 기와지붕으로 돼 있는 점이 특징이다. 구조와 외관을 한국 전통 건축 양식에 적응시켜 외래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서쪽에 출입문을 배치해 서구 형태를 취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배 모양을 본떠 뱃머리인 서쪽에는 외삼문 및 내삼문과 동종을 배치하고 중앙에는 성당을 뒀고 후미에는 사제관을 배치했다. 성공회 강화성당은 우리나라 근대 건축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 유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