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지역 관할구로부터 위탁 사업을 받아 해양쓰레기를 처리해온 업체체들이 이 작업을 못하겠다고 통보하는 분위기가 확산, 관련 행정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22일 인천시와 중구·남동구 등 지자체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어구와 어망 등 해양쓰레기 수거 및 처리 사업을 위탁받은 인천수산업협동조합이 올해부터 협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통보해 대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사업을 해온 인천수협은 지난달 경영상 부담을 이유로 더는 사업을 위탁받기 어렵다는 입장의 공문을 이들 지자체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을 확인한 결과 경영상 부담에는 지난해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업에 투입된 노동자가 사고 등으로 숨지거나 했을 때 위험이 크다는 게 이유였다.
인천수협 측은 공문을 통해 “작업 중 근로자가 숨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면 조합에 손실을 끼쳐 결국 조합원 배당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위탁사업의 리스크를 감당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례로 지난해 8월 강화군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에 투입된 굴착기가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 굴착기를 조종하던 50대 기사가 숨지자 고용노동부가 ‘경영책임자’에 해당되는 강화군을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조사한 사실이 있다.
해양쓰레기 수거작업의 특성상 안전을 강화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위험성은 있기 마련인데 인천수협이 위탁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고가 재발됐을 경우 안고 갈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의견으로 보인다.
일단 중구와 남동구는 인천시가 하구 쓰레기 정화사업 추진 지침(직접 사업을 하는 게 낫다고 판단될 경우 할 수 있도록 함)을 세운 만큼 구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내부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재 인천에서 해양쓰레기 수거·처리 사업을 하는 기초단체가 중구와 남동구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동구 바로 옆동네인 연수구와 서구, 강화군, 옹진군 등 바다를 끼고 있는 군·구가 이 사업을 하고 있다.
연수구·서구·강화군·옹진군 등 4개 지자체에서는 아직 계약을 못하겠다는 움직임은 없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든 일어날 수 있는 상태다.
안그래도 해양쓰레기 문제와 관련해 인천녹색연합과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인천시의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것을 수 차례 지탄하고 비판해 왔다.
특히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시 및 관할구청 등에 쓰레기를 펼쳐놓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기자회견 등으로 활동해 온 것에 대해 2018년 중구가 과태료로 응수하며 논란을 자초했다가 지역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자 철회하는 일도 있었다.
올해 인천녹색연합은 2023년 주요 10대 환경뉴스에 해양쓰레기 문제를 뽑아 거론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해양쓰레기 문제는 추후 지역 환경단체들로부터 다시금 비판의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