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교 급식실 근무는 ‘극한 직업’]

인천지역 학교 급식실 환기 시설들 대부분 고용부 기준 충족 못해
부평에선 근무인원 사망 사고도 나와 연관 가능성도

기사등록 : 2022-10-12 12:33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학교 급식조리실의 위생점검작업 진행 모습.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경기도교육청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인천 부평구 일선 학교 급식실 근무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 최근 완료된 학교급식 조리실 환경조사에서 환기 시설 대부분이 고용노동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사망 사고가 일어난 학교의 환경이 사망 사고와의 인과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조사도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진행된 관내 초·중·고교 494곳 중 304곳의 급식 조리실 작업환경을 전수 조사해 측정한 결과, 304곳 모두 고용노동부의 환기시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이 밝힌 고용노동부의 환기시설 기준은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 및 배포한 ‘학교 급식조리실 환기시설 설치 가이드’에 따른 것이다. 조리 과정에서 배출되는 가스나 냄새, 열과 증기 등을 외부로 배출하기 위한 국소 배기장치를 설치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였다.

 

가이드에는 배기장치의 기준도 있다. 해당 장치에 포함된 후드의 유속은 초속 0.5~0.7m를 지켜야 하며, 후드로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열과 유해 입자 등을 제거하기 위한 전체 환기 설비도 설치해야 한다. 


설비의 풍량 기준은 조리실 바닥 면적 1㎡당 분속 0.2㎥를 넘겨야 한다. 그러나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304곳 학교의 후드 유속이 대부분 초속 0.2m를 넘지 않고 대다수의 학교에는 전체 환기 설비가 아직 설치되지 않은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시교육청은 다음달까지 진행될 해당 전수조사가 아직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고용노동부의 가이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교 수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환기시설 개선이 시급한 학교부터 단계적으로 예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의 경우 가장 심각한 환경을 가진 학교부터 조치할 수 있도록 일단 남은 예산에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시교육청 측은 “고용노동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급식실 환기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었던 데다 가이드가 나온지도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는 학교가 전국으로 넓혀도 아직 많이 없다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시교육청의 이 같은 코멘트는 국회를 통해서도 어느정도는 입증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경기안양만안, 민)에 따르면, 전국 학교 급식실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2019년 871건에서 지난해 1,206건(인천 53건)으로 늘었다. 유형별로는 넘어짐(327건), 화상(307건), 근골격계 질환(156건) 등의 순이었다.

 

환기시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는 보기 힘든 자료지만, 그만큼 일선 학교들의 급식실 환경이 열악하다는 의미는 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최근 부평구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 세척실에서 50대 여성 조리실무사가 쓰러진 뒤 8일 만에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에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등 시민단체들은 이 사망자의 사망 원인과 급식실의 작업 환경에 대한 인과관계에 대해 인천시교육청에 추가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초 경기도 학교 급식실에서 12년 동안 일하다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 사망한 노동자가 처음으로 산재를 인정받은 사례도 있었다.

 

의학전문가들도 대부분의 학교 급식실이 가졌을 고온다습한 환경과 요리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급식실 노동자의 업무강도 등을 감안하면 심혈관계 질환 및 폐암 등의 발병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등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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