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주민참여 예산 사업 규모 ‘축소할까?']

지난달 시작된 감사작업 두고 민·관 갈등은 ‘지속’
내년도 본예산 편성 일정 감안하면 감사작업 조만간 마무리될 듯

기사등록 : 2022-09-14 14:49 뉴스통신TV 김상섭 기자

              인천시청 전경 

(뉴스통신=김상섭 기자) 인천시가 지난달 주민참여예산사업에 대한 감사를 시작해 이달 마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를 놓고 유정복 시정부와 시민단체 간 치열한 갈등이 아직까지는 지속 상태를 보이는 분위기다. 

 

14일 시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의 전언들에 따르면, 시는 유정복 시정부 취임 직후인 지난 8월부터 주민탐여예산사업에 대한 감사작업을 본격화해 이달 말 경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직 감사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감사 이후 개편 등의 작업을 통해 예산 규모가 전반적으로는 축소될 것이라는 게 현재 지역사회의 공통된 예상으로 보이고 있다.

 

유 시장의 시장 인수위원회부터 현 시정혁신단으로 이어지는 행로를 통해 현 민선8기가 주민참여예산사업을 대폭 손질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기 때문.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지난 참여정부 시절이었던 2003년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먼저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움직였고 이후 2005년 지방재정법이 개정되면서 이후 인천에도 도입됐다.

 

민선5기 송영길 시정부 말엽이었던 지난 2014년 경 약 70억 원 규모였던 주민참여예산 규모는, 이후 민선6기 유정복 시정부 당시 당시 재정상태가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될 만큼 심각했던 관계로 7~10억 원으로 줄었다.

 

시의 재정상태가 정상화에 접어들면서 지난 민선7기 박남춘 시정부 당시엔 최대 500억 원 규모까지 불어났다. 박 전 시장이 예산집행의 편성권을 시민에게 드리겠다는 발표에 따른 것이었다.

 

주민참여예산의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주민들의 참여 영역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것으로 전반적으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예산이 불어나는 상황이 아예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실례로 박 전 시장 당시 진행된 주민참여예산 집행내용 중 대북교류 관련한 용역비용을 여기에 포함시켜 집행했다가 논란이 된 것은 예로 들 수 있는 경우인데, 이렇게 시 일반회계로 진행함이 마땅한 예산이 주민참여예산으로 전용되어 진행되는 등 몇몇 문제시될 만한 상황도 있었다.

 

이에 시민단체 일부에서는 시가 해당 예산을 일종의 쌈짓돈으로 전락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고, 여기에 주민참여 요청자의 대표성이 과연 모든 주민들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인지, 혹여 목소리 큰 특정 단체들을 위한 예산이 주민참여예산이라는 이름으로 둔갑되는 것은 아니냐는 등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어 왔다.

 

최근 민선8기의 행로를 보면 이런 부분들을 손질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해석에 따라서는 예산편성에 대한 주민참여를 제한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해당 감사작업과 관련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지방재정법 39조는 각 지자체가 주민참여예산제를 운영토록 하면서, 지방의회의 의결사항을 제외한 지방예산 편성 등 예산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예산제도를 마련해 시행해야 함을 의무사항으로 적시하고 있다.

 

이것이 의무사항으로 추진된 배경에는 당시 민간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편성을 견제할 수 있는 마땅한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방만하게 예산운영을 해왔다는 여론이 전국적으로 끓어올랐던 데에 있었다.

 

2000년대 말 당시 심각한 재정난에 처해 있음에도 주민 여론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호화청사를 추진했던 성남시의 경우는 가장 대표적이고, 비슷한 시기 인천시 역시 예산을 방만하게 써온 정황이 도시축전 등을 통해 나타나자 여론이 악화일로를 걷는 등의 행로가 반복돼 왔다.

 

그러자 그전까지는 권고의 수준이었던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지난 2011의무로 수준이 올라갔고, 2015년 평가제도 도입과 2018년 편성은 물론 결산과 평가의 과정까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는 주권자인 주민이 행정과 협치를 통해 재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며 재정민주주의 중요한 역사라고 비교적 긍정적인 의견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앞서 언급한 참여주민의 대표성 문제를 거론하며 대표성 등이 얼마나 보장되고 검증되는지 객관적 확인이 어렵다는 부정적 시각의 반론도 있어 왔다.

 

민선8기가 주민참여예산의 내용을 감사를 통해 직접 살펴보겠다는 입장 자체는, 사실 이상할 것은 전혀 없다. 그전까지 사업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에 대해서는 시정부 대표자인 시장이 반드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시장이라도 지난 민선6기 당시는 재정상태가 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민참여예산 규모를 불가피하게 줄였다는 명목이 있었지만, 민선8기에 취임한 유 시장이 지난 민선6기처럼 예산 규모를 줄이겠다면 이번에는 재정상태가 아닌 다른 명목이 있어야 한다.

 

물론, 민선6기에서 7기로 넘어가며 불어난 주민참여예산의 규모가 지표상으론 워낙 수직상승한 탓에, ‘손볼 곳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앞서 언급대로 일반회계로 진행돼야 할 성격의 사업 일부가 주민참여예산의 분야로 들어온 경우라면, 조속히 정상화를 시켜야 하는 것도 맞기는 하다.

 

이런 가운데 유 시장의 주변 핵심인사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류권홍 시정혁신단장의 멘트를 두고 시민단체 일각에서 사과요구 등 비판 여론도 꽤 나오는 분위기다.

 

류 단장은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주민참여예산사업이 지방의회를 보완하자는 취지가 있지만 예산 편성권한마저도 민간에게 위탁 및 이관하는 것은 헌법에서 기초한 민주주의 원칙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자 인천평화복지연대는 14일 공식성명을 내고 류 단장의 발언이 의도적 왜곡인지, 아니면 무식의 소치인지 모르겠다법률가 경력이 풍부한 류 단장이 법률적 사항도 파악하지 못하고 제도 개선을 운운했다면 무능의 극치로 당장 사퇴해야 할 것이며, 왜곡이라면 주민참여예산에 대한 왜곡, 유정복 시장이 직접 해명하고 사과하라는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주민참여예산 집행 등을 위한 지원센터는 예산학교 운영과 사업 발굴 지원, 주민자치제도와 연계 관련 사항, ·구 협업구축, 홍보등의 지원기능 역할을 맡고 있을 뿐, 민간에게 예산편성의 권한을 위탁한 것은 사실과 다르며, 위탁이나 이관이 아닌, ‘위임이라는 의견이다.

 

실제 주민참여예산 분과위원들이나 관계 부서의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류 단장의 이런 발언들과 관련해 현재의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한 10여년 전 수준 정도로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는 등의 이야기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산편성 권한이 위탁이나 이관이 아닌 위임 정도의 수준에 그치더라도, 사실상 권한을 갖는 게 아니냐는 반론 역시 일각에서 있기는 하다.

 

이런 혼란 속에서 시는 현재 감사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일단은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시 예산담당관실 관계자는 현재 감사관실에서 주민참여예산사업에 대한 선정 과정 등 제반 사항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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