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양성현 기자) 서울 대림역 부근에서 2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동포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 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는 지난해 12월13일 영등포구 대림역 인근 골목에서 중국동포 A씨의 왼쪽 가슴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B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먼저 B씨를 위협했고 B씨가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도주했다가 자수한 점은 B씨에게 유리한 정상"이라며 "자수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상 감경요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흉기로 피해자를 깊이 찔러 살해해 수법이 좋지 않고 유족들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고 있다"며 "양형위원회 권고형량 12년보다 다소 형을 높여 선고한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B씨는 징역 14년이 선고되자 충격을 받은 듯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B씨는 법원 직원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의자에 앉은 뒤에도 안색이 어두워진 채 고개를 들지 못했다.

B씨는 사건 당시 술에 취한 채 은행에 들어갔다가 현금자동입출금기 앞에서 A씨와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을 벌였고 A씨가 각목을 들고 '따라오라'고 하자 뒤따라나가며 흉기로 A씨를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의붓아버지 집으로 이동해 인근 하수구에 범행도구를 버린 뒤 사건 약 8시간 만에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도주했다. 이후 어머니를 통한 경찰의 설득 끝에 자진 입국해 경찰에 체포됐다.